지역 이미지 보호 위한 행정 조치···공식문서·언론자료 일괄 적용 지침
경북도가 최근 발생한 열차 사고의 공식 명칭을 ‘청도 열차사고’가 아닌 ‘무궁화호 열차사고’로 통일해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사고 지명이 지역 전체의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21일 간부회의에서 “사고를 특정 지역명으로 지칭할 경우 청도군을 포함한 지역사회에 장기적인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며 “정확한 사고 식별과 지역 명예 보호를 위해 ‘무궁화호 열차사고’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중앙 부처 및 유관 기관에 명칭 변경을 요청하고, 도청 및 산하기관의 모든 문서와 보도자료에 해당 명칭을 사용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언론사와 청도군에도 공문을 발송해 ‘무궁화호 열차사고’라는 표현을 사용할 것을 요청했다.
이번 사고는 경부선 청도역 인근에서 선로 작업 중이던 근로자 7명이 무궁화호 열차에 치인 것이어서 열차 자체의 안전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경북도의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 언론과 SNS에서는 ‘청도 열차사고’라는 표현이 사용되며 지역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 명칭 변경 결정은 국토교통부가 지난 1월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명칭을 공식화한 사례를 참고했다고 경북도는 밝혔다. 당시에도 ‘무안공항 참사’라는 초기 명칭이 지역 반발을 초래해 국토부가 항공사 중심의 명칭으로 정리한 바 있다.
이 지사는 “사고 자체 보다 이후의 표현과 명칭이 지역사회에 더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다”며 “행정기관은 지역 명예를 지키기 위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