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당명을 변경하기로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 여파로 당 지지율이 20%대 박스권에 갇히자 그 돌파구로 설 연휴 전 당명 교체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국민의힘이라는 당명은 5년 반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국민의힘 정희용(고령·성주·칠곡) 사무총장은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장동혁 대표의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의 후속 조치로 당명 개정 절차에 공식 착수한다”며 “전체 책임당원이 참여하는 조사를 통해 ‘당명 개정을 통한 이기는 변화, 새로운 시작’에 대한 당원들의 분명한 열망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전화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당명 개정 찬반 조사를 했다. 전체 책임당원 77만4000명 가운데 25.24%가 응답했으며, 이 중 13만3000명(68.19%)이 당명 개정에 찬성했다.
당명 개정은 장동혁 대표가 지난 7일 정치개혁의 하나로 “전 당원의 뜻을 물어 당명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사안이다. 당원들의 의사가 확인된 만큼 국민의힘은 본격적인 당명 개정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홍보본부장인 서지영 의원의 주도하에 새 당명 공모전을 실시하고, 이후 전문가 검토를 거쳐 2월 중 당명 개정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당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당의 미래 보수의 가치를 최대한 잘 구현할 수 있는 이름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명과 달리 당 색깔은 변경하지 않기를 바라는 당원들이 더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포대갈이(알맹이는 그대로 둔 채 껍데기만 바꾸는 것)’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대구시장에 출마할 것으로 전망되는 주호영(대구 수성갑) 국회부의장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내용이나 행태는 그대로이면서 당명만 바꿔서는 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라며 “기존 행태 중에 잘못된 것은 완전히 절연해야 당명을 바꾸는 효과가 있을 텐데, 그게 따라오지 못하면 비용만 엄청나게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