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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수천 넣고도 입주 물거품 ···중앙하이츠 피해자 “조합, 민·형사 책임” 촉구

이시라 기자
등록일 2025-08-18 16:05 게재일 2025-08-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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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아일린협동조합, 전체 피해 규모 밝혀야” 
"포항시·경북도·국토부, 사태 해결·재발 방지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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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북구 용흥동 중앙하이츠 민간장기임대주택 피해자들이 납부한 임대보증금을 반환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조영숙씨는 2020년 ‘10년 살아보고 분양받는 분양전환형 아파트’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보고 포항시 북구 죽도동 모델하우스를 찾았다. 

분양대행사 직원은 “입지 좋은 곳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세금·매매·자금 부담이 적다"면서 “안전성과 투명성이 보장된다"고 홍보했다. 솔깃한 A씨는 “신축 아파트를 살 여력이 없었는데, 민간 임대 아파트를 매매 한다는 말에 보증금 4000만원을 주고 계약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4년이 넘는 시간을 기다려도 아파트는 착공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 예정된 입주는 물거품이 됐다. A씨는 “뭔가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업을 열심히 진행하고 있다’는 시행사의 말만 믿고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심지어 더아일린협동조합, 사업시행사와 연락이 되지 않자 A씨의 불안은 더 커졌다. 일부 피해자가 시행사에 보증금 환불을 요청했다가 대부분 거절을 당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몇몇 피해자는 개별 소송에서 승소했으나 조합 출자금이 바닥 나 보상받을 길도 사라졌다. 

A씨는 “시행사 측에서 ‘출자금은 임대보증금으로 전환돼 보장받을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시간만 끌었다"면서 “처음부터 조직적으로 사기 칠 생각으로 계약자들을 모집한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서 추진되던 협동 조합형 민간임대아파트 ‘중앙하이츠 용흥’ 사업이 수년째 지연되며 좌초될 위기에 놓이자 피해자들이 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책위는 18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자 출자금을 전액 환불 조치할 것 △포항시는 전체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전수조사에 나설 것 △국토교통부는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에 대한 전국 전수조사를 즉각 시행할 것 △조합은 피해 규모를 공개하고 민·형사적 책임을 다할 것 등을 요구했다. 

피해자들은 "포항시, 경상북도, 국토교통부가 즉시 사태 해결과 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면서 “대책위는 국토부 탄원서 제출 및 지역 시민사회와 연대행동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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