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가모네다(최낙원 옮김)
내가 사랑하는 방법은 단순하다네
당신을 나에게 밀착시키는 것
정의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는 듯
그 정의를 당신에게 몸으로 줄 수 있다는 듯
당신의 머리칼을 뒤적이며 쓰다듬을 때
내 손에 아름다운 무언가가 만들어지네
더는 알지 못하네
오직 당신과 편히 있고 싶고
가끔은 내 마음을 누르는
알 수 없는 의무감
그리고 평안히 있고 싶을 뿐
…
가모네다는 현재 생존하는 스페인 시인. 많은 시인이 사랑에 관해 새로운 통찰을 보여주듯이, 위의 시도 사랑에 관해 다시 생각하게 이끈다. ‘사랑하는 방법’이란 몸을 밀착시키는 것이며, 이 밀착을 통해 ‘정의’를 몸으로 주는 거란 생각은 새롭다. 또한 애인의 머리칼을 쓰다듬을 때 “아름다운 무언가가 만들어”진다는 생각도. 사랑하는 이와 같이 있으면 의무감과 평안함의 신비로운 공존이 가능해진다는 것도.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