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라킨(김정환 옮김)
‘재밌지만, 쓸데없다.’ 그랬다 그의 일기는,
그 안에는 날마다 그의 움직임들 기록되었고
오로지 그의 사랑들만 탐구되었는데;
그는 알았다. 물론, 어떤 행동도 보답받지 못했다는 것을,
전리품은 전혀 없었다: 비록 그의 눈은 넓은 아름다움을
동작 하나 혹은 정지 하나에서 볼 수 있었지만,
그것이 기대할 필요는 없었다 내장의
순간적인 박수 너머로 지속되는 아무 급여도.
그는 몇 해 살았는데 한 번도 놀라지 않았다:
그의 멍청한, 거짓말하는 종족 일원은
잘 해명해 넘겼다 그들의 악덕을: 깨달았다
그것이 그 혼자 재능이라는 것을:
세계의 얼굴을 정면으로 쳐다보는 것;
그가 자기 자신의 것으로 보지 않았던 얼굴을.
…
20세기 중후반 영국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라킨의 시. 작가는 사랑과 아름다움을 “동작 하나 혹은 정지 하나에서” 투시하고 탐구하며 일기로 기록하는 이. 어떤 보답도, 박수도, 급여도 지급되지 않지만. 한편 그의 “거짓말하는 종족 일원은” 자신을 변호하고 해명하기 위해 글을 쓴다. 하나 진정한 작가는 “세계의 얼굴을 정면으로 쳐다”본다. 자기 자신의 시각으로 보지 않는, 그 자체로 존재하는 세계의 정면을.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