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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포리 암각화

등록일 2025-07-23 19:42 게재일 2025-07-2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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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현作 ‘부엉이 화병과 별’

칠포리 암각화

 

소중한 것은

좀 숨어 있는 법이다

가치는 창대하나

존재는 소소하다

이처럼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돋을새김으로 바위에다

솜털처럼 마음을 박아넣는 것이다

사람 사는 방법에

권력은 무력하다

아무리 좋은 뜻을 가져다 해석해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별의 길을 알고 하늘의 뜻을 곱씹어도

당신을 사랑하는 일에는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

존재가 곧 축복이니 말이다

그것이 별의 길이고 하늘의 뜻이다

무너지지 않고 사라지지 않는 일이

도무지 고마운 일이라,

비록 기록되지 않아도 마음에 새기니

당신을 사랑하는 일은 그런 것이다.

비가 내리는데도 오래 걸으며 둘러보았다. 대체로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제단이나 의식장으로 사용된 것으로 해석을 한다. 어쨌든 내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인간의 나약함만 확인할 뿐이다. 그리고 권력의 냄새가 너무 진동한다. 내게는 그저 하나의 상징으로 상상력의 동력을 하나 확보하는 오브제에 불과하다. 의미를 한정시킬 필요는 없다. 역사가에게나 문헌학자들, 금석학이나 향토사학자들에게 있어서는 중요한 의미일지는 모르나, 나는 모르겠다. 별의 길이나 알아 사람의 뜻을 챙겼으면 오죽 좋겠다. 비 내리는 들판은 축축했지만 처마 밑은 참 따스했다. 별의 행로의 끝인 사람의 집을 한 채 짓고 싶었다. /이우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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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근 시인, 박계현 화백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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