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준
내 어릴 적
맑은 날 밤하늘을 보면
죽은 사람들의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별 숲을 지나며 반짝반짝 손을 흔들거나 은하수 건너는 물소리가 잠방거렸는데
요즘은 눈 부릅뜨고 귀 기울여도
보이지 않는다
병든 영혼은
하늘나라에 올 수 없다는 천국 법에 따라
하늘 문을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시인이 어릴 땐 맑은 영혼으로 죽은 이들이 있었다고 한다. 하늘로 오르는 그들의 영혼은 맑은 날 밤하늘에선 별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났다고. 하여 어릴 때의 시인은 자신에게 손 흔들며 하늘로 가는 영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하나 지금은 이런 영혼을 볼 수 없다는 것.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사람들이 병든 영혼으로 세상을 떠나서 그렇다. 병든 영혼은 “하늘 문을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에.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