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4일)부터 이재명 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시작된다. 오늘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열린다.
당장 첫날부터 일부 후보자들이 법률 위반이나 보좌진 갑질 등의 의혹을 받고 있어, 여야 간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우선 국민의힘이 낙마 공세를 집중시키고 있는 강선우 후보자는 보좌진 갑질 논란이 터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국민의힘은 강 후보자가 갑질 의혹에다 거짓 해명까지 했다고 주장하면서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정동영 후보자도 가족이 태양광 사업을 운영하는 상황에서 태양광 지원 법안을 발의해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배우자가 보유 중인 농지를 실제로 경작하지 않아 농지법 위반 의혹도 추가로 제기된 상태다. 이외에도 많은 후보자가 세금 탈루, 부동산 투기, 병역기피, 특혜·갑질, 논문 표절 등의 부정행위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러니 대통령실 인사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문제는 후보자들의 불성실한 태도다.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도 정작 당사자들은 납득할 만한 자료나 해명을 내놓지 않고 하나같이 “청문회에서 소명하겠다”는 말만 하고 있다. 장관 후보자는 야당이 아무리 반대해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어 ‘청문회 하루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자격 없는 후보자들은 알아서 거취를 결정하는 게 순리지만, 여권은 의혹수준에 따라 음참마속의 결단도 내려야 한다. 청문회 시작 전부터 “한 명의 낙마도 없다”는 강경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지난 8일부터 ‘공직 후보자 국민검증센터’를 가동하고 있는 국민의힘도 후보자 검증에 한치의 빈틈이 없어야 한다. 각종 논란에 대한 꼼짝 못 할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의혹만 제기하는 수준에서 그치면 ‘김민석 총리 청문회 시즌2’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국회의 인사청문회는 있으나 마나 한 제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