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고온기 정식으로 시들음병 등 발생,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경북에서 고소득 화훼 작물로 각광받고 있는 ‘리시안서스’ 재배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연작으로 인한 토양 병해가 새로운 도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경북농업기술원 구미스마트농업연구소가 병해 예방을 위한 과학적인 토양소독 및 재배기술을 개발해 농가에 적극 보급하고 있다.
‘리시안서스’는 상주, 예천, 안동, 봉화 등 경북 북부를 중심으로 재배되고 있으며, 2015년 3.2ha에서 2023년 7.0ha로 재배면적이 2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주로 8월 하절기에 정식해 이듬해 5월까지 절화를 수확하는 방식으로 재배하면서 고온기 정식이 토양 병해충 발생을 부추겨 시들음병과 뿌리썩음병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병해 발생 시 생산량이 50~70%까지 감소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구미스마트농업연구소는 연작 장해를 줄이기 위해 토양소독 시기와 방법을 정립해 농가에 안내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7월 초순을 소독의 적기로 판단했으며, 병해균을 제거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약제소독과 태양열 소독이 있다.
먼저 약제소독은 다조멧(밧사미드), 메탐쇼듐(쏘일킹), 디메틸디설파이드유제(팔리딘) 등의 약제를 이용해 토양에 훈증 효과를 준다. 이 과정에서는 토양을 경운한 뒤 관수호스를 설치하고, 훈증비닐로 멀칭해 가스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밀폐한다. 약제는 관수호스를 통해 주입하며, 약 3주간 밀폐 후 비닐 제거→1주일 환기→정식 순서로 진행된다.
또한, 태양열 소독은 기온이 가장 높은 6월 하순~7월에 실시하며, 10a당 2톤의 밀기울을 토양과 혼합해 병원균의 증식을 억제한다. 이후 비닐을 이용해 토양을 완전 밀봉하고, 30cm 깊이까지 관수해 약 1개월간 가온 상태로 유지하는 방식이다.
기술 개발과 함께 재배 방식의 개선도 이뤄지고 있다. 특히, 리시안서스 정식 전 이랑 높이를 40cm로 높인 결과, 시들음병 발생률이 약 1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병해 예방 및 생육 향상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진용 구미스마트농업연구소장은 “고소득 화훼류로 부상한 리시안서스 재배가 늘어나며, 연작으로 인한 농가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현장 맞춤형 기술 개발과 교육을 강화해 농가의 소득 향상과 지속가능한 재배를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