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초대형산불 속 한우·젖소 종축 무사귀환<br/> '우수 씨수소' 전 직원 사투로 산불에서 보호
경북 북동부권을 7일간 휩쓴 ‘경북초대형산불’의 피해 속에서도 국가 축산자산인 한우와 젖소 씨수소가 무사히 본래의 보금자리로 돌아왔다.
산불 발생 당시 긴급 대피했던 종모우 286마리가 최근 영양군 개량사업소로 순차 복귀하고 있다.
영양군 입암면 병옥리와 수비면 신원리에는 농협중앙회가 각각 2015년도와 2012년도에 설립한 한우개량사업소와 젖소개량사업소가 운영 중이다.
재난형 가축전염병이 발생할 때 살처분으로부터 국가 자산인 종축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한 것이다.
농협경제지주(주) 한우·젖소개량사업소 영양사업장은 지난 14일, 산불을 피해 외부로 이송됐던 한우 142마리와 젖소 144마리 중 대부분이 복귀를 마쳤으며 나머지 젖소 21마리도 이달 말까지 돌아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불은 지난달 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돼 강풍을 타고 빠르게 영양 지역으로 확산됐다.
이에 따라 개량사업소 측은 26일 새벽, 종축에 대한 긴급 대피를 결정하고 한우는 충남 서산 본원으로, 젖소 일부는 경기도 고양과 안성의 농협 목장으로 나눠 긴급 이송했다.
긴박했던 당시 상황에 대해 장호진 한우개량사업소 영양사업장 관리소장은 “불길이 상상 이상으로 빠르게 번졌다. 차량에 가축을 싣기 직전까지 불이 밀려들었고, 주변 잡목 제거와 물살포 같은 긴급 대응으로 가까스로 시간을 벌었다”며 “가축과 축사가 모두 무사했던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번에 보호된 가축은 모두 유전 능력이 탁월한 ‘후보씨수소’들로, 최소 5년 이상의 능력 검증 과정을 거쳐 ‘보증씨수소’로 선발된다. 특히 ‘보증씨수소’는 개량사업의 핵심 자원으로, 한 마리당 100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박종수 영양군 농업축산과장은 “이들 종축은 오랜 시간 축산 개량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 국가적 자산”이라며 “큰 피해 없이 지켜낸 것은 다행이며, 향후에도 지역 내 안정적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는 재입식된 가축에 대해 수의사 진료, 가축방역 조치 등을 거쳐 2개 사업소가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