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결혼이 늦어지면 부모로부터 잔소리를 듣는구나. 40대 미혼인 내 입장에선 이런 직업이 생긴 게 전혀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최근 중국에서 생겨난 신종 직업(?)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언필칭 ‘가짜 신부’ 아르바이트다.
얼마 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가짜 신부’ 역할을 하며 생활을 꾸려가는 중국 서남부 청두 출신의 한 20대 여성을 소개했다.
그녀는 지난 7년 동안 20번의 결혼식에서 신부 연기를 했다고 한다. 이유가 흥미롭다. “부모들로부터 결혼하라는 압박이 이어져 고심하는 청년들을 돕고 싶다”는 것.
2018년 자신의 친구가 부모님을 만날 때 대가를 받고 여자친구 역할을 해준 것에서 착안해 가짜 신부 역할로까지 아르바이트의 영역을 넓힌 격이다.
이 소식을 접한 한국 네티즌들도 관심을 가지며 “신부 역할 대행을 해주면 얼마나 받는지 궁금하다” “결혼을 미루거나 기피하는 젊은이가 중국에도 많은 모양”이란 댓글을 남겼다.
가짜 신부 역할을 하려면 의뢰인이 원하는 나이와 직업, 학력과 취향 등의 정보를 암기하고 가짜 신랑의 가족들을 만나야 한다고.
신부 역할 대행 아르바이트의 1회당 보수는 1500위안 안팎으로 한국 돈으론 30만원 쯤이다. 물론, 특별한 요구 사항이 있다면 추가 비용을 받는다.
2023년 중국 대학 졸업자의 평균 임금은 6050위안. ‘가짜 신부’ 역할 4번이면 대졸자 월급과 비슷한 돈을 벌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이건 누군가를 속이는 사기 아닌가”라는 비판도 없지 않다.
가속화되는 취업난과 결혼 기피 현상이 중국에서 기이한 신종 직업을 만들어냈다. 유사한 상황에 처한 한국에서도 ‘가짜 신부’ 아르바이트가 사회 문제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홍성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