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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대통령 안 지켜줘”… 대구 서문시장 상인들 한숨만

장은희 기자
등록일 2025-04-06 20:14 게재일 2025-04-0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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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선 때 마지막 유세 장소로 선택하는 등 TK에 남다른 애정<br/>   여소야대 정국 속 행정통합·신공항 등 지역 주요현안 지원 노력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3년 4월 1일 대구시 중구 큰 장 삼거리에서 열린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 걸어서 입장하며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경북매일 DB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3년 4월 1일 대구시 중구 큰 장 삼거리에서 열린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 걸어서 입장하며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경북매일 DB

대구민심의 1번지인 서문시장. 지난 4일 오전 11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생중계로 지켜보던 상인들과 시민들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판결문을 읽으면서 ‘탄핵 인용’ 선고를 하자, 대부분 허탈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옷가게를 하는 이모(58)씨는 “아무도 대통령을 안 지켜줘 너무 안타깝다. 나라가 망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고 했다. 장을 보러 나온 한 할머니는 “속상해 죽겠다”며 기자에게 말을 걸지 말라고 했다. 국수가게를 하는 한 상인은 “국민의힘이 정치를 못해서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구 서문시장은 윤 전 대통령이 유독 좋아했던 곳이다. 그는 지난 2022년 3월 8일 제20대 대선 하루 전 마지막 유세 장소로 서문시장을 선택했으며, 당선 직후에도 이곳으로 달려와 “서문시장에서 보내주신 TK 시도민의 뜨거운 지지와 함성,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며 대구경북 지역민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시했다.

그는 서문시장 유세 하루 뒤 치러진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서문시장 개장 100년을 기념하는 ‘2023년 서문시장 대축제’에도 직접 참석해 장을 보며, 상인들과 시민들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정치 입문 후 여섯 차례나 서문시장을 찾았다.

윤 전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대구경북 지역에 대한 애정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20여 년 동안 검사 생활을 하며 대구에서 세 차례 근무했다. 지난 2021년 3월 3일 현직 검찰총장 마지막 날에도 대구검찰청을 방문해 “대구가 친정처럼 느껴진다. 앞으로 국민을 보호하겠다”며 정치입문의 출사표를 던지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이날 “대구는 27년 전에 늦깎이 검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초임지이고, 여기서 검사생활을 했고 몇 년 전 어려웠던 시기에 1년간 나를 따듯하게 품어줬던 고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구 방문 직후 검찰총장직을 사퇴했으며, 석달여 뒤인 6월 29일 대선도전을 선언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대구 팔공산 국립공원 기념식에 참석해서도 “공직 생활을 처음 시작해 사회생활과 인간관계를 배운 곳이 대구와 경북”이라며 “대구와 경북이 새로운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에선 “대구경북 지역의 절대적인 지지가 저를 이렇게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여소야대 정국에서 힘들게 국정을 운영했다. 윤석열 정부를 지원하고 방패막이 역할을 해야 할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가 대구경북의 발전을 위해 애썼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윤석열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출범시킨 지방시대위원회 사령탑에 우동기 전 영남대 총장을 맡긴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홍준표 대구시장이나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대구경북 지역의 현안에 대한 고충을 얘기하면 언제나 마다않고 힘을 실어줬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실례로 대구경북 행정통합이나 통합신공항과 같은 이 지역 주요 현안들에 대해 국무회의 또는 참모진에게 직접 지원을 당부했다는 뉴스가 보도되기도 했다. /장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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