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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잡혔지만… 돌아갈 집 잃은 이재민 2800명

피현진기자
등록일 2025-03-31 19:54 게재일 2025-04-0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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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3556채나 전소… 경북도 임시 주거시설 긴급 확대<br/>안동 1232명 등 대부분 고령자<br/>일주일 이상 힘든 대피소 생활<br/><br/>모듈러주택 공급·연수원 확보<br/>의료진 현지 배치·보건소 방역
31일 오전 의성 산불이 번지면서 마을 주택 대부분이 불에 타버린 영덕군 영덕읍 노물리 포구에서 어민들이 잡아 온 생선을 그물에서 분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어민은 “당장 먹고살아야 하니까 고기잡이를 하지만,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31일 오전 의성 산불이 번지면서 마을 주택 대부분이 불에 타버린 영덕군 영덕읍 노물리 포구에서 어민들이 잡아 온 생선을 그물에서 분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어민은 “당장 먹고살아야 하니까 고기잡이를 하지만,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등 경북 북동부에서 발생한 산불로 주택 3600여채가 불에 타고 주민 2800여명이 여전히 귀가하지 못하고 있어 경북도가 이재민 주거안정대책 마련에 나섰다.

<관련기사 2·3·4·5면>

31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인한 주택 피해는 전소 3556채, 반소 25채, 부분 소실 36채 등 모두 3617채에 이른다.

지역별로는 영덕이 1356채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안동 1230채, 청송 625채, 의성 296채, 영양 110채로 파악됐다.

산불 발생 후 대피한 3만4800여명의 주민 중 2830명이 여전히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미귀가 이재민은 안동이 1232명으로 가장 많고 영덕 760명, 청송 464명, 의성 288명, 영양 86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고령자로 일주일 이상 대피소에서 불편한 생활을 감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이들에 대한 주거와 의료, 생필품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도는 이날 오후 안동 일직면에 긴급주거시설로 모듈러주택 40동을 설치하고 이재민 입주에 착수했다. 또 이재민들이 생활 터전과 가까운 곳에서 생활하며 농사 등 생업을 할 수 있도록 거주지 인근에 마을 형태로 임시 주거시설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도는 체육관 등 불편한 생활에 지친 이재민을 위해 환경이 조금이라도 나은 기업 연수원, 리조트 등도 확보하기로 했다.

이재민 4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43곳의 임시주거시설을 확보해 현재 639명의 이재민이 연수원 등에서 일시 거주 중이다.

어르신 건강관리를 위해 의사 47명과 약사 15명을 대피소별로 배치했고, 이날부터는 경북의사회 소속 100명을 추가로 투입한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도내 22개 시·군 보건소가 피해지역을 순회하며 방역 소독과 방역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이동식 모듈형 주택 마련 등으로 주거 대책을 신속히 세워나가고, 대피 주민에게 생필품 등 필요한 물품은 즉각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이재민들이 하루라도 빨리 일상을 회복하도록 피해조사가 끝나는 대로 신속하게 응급 복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산불 피해 5개 시·군은 지난 29일부터 피해 현황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오는 6일 피해 조사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불로 경북은 산림과 주택피해를 제외한 농작물 1555㏊, 시설하우스 290채, 축사 71채, 농기계 2639대 등의 피해가 났다.

수산업 피해는 영덕에 집중돼 어선 19척과 인양 크레인 1대가 전소됐고 어민 가옥 78채, 어가 24곳의 어구 창고 등이 소실됐다. 또 양식장 6곳에서 양식어류 68만여마리가 폐사 등 피해를 봤고, 4개 수산물 가공업체 공장·창고 18채가 전소했다.

문화재는 사찰, 불상, 정자, 고택 등 모두 25곳에서 피해가 난 가운데 이 중 절반가량은 안동에 집중됐다.

또한 5개 시·군 31개 지역에서 통신장애가 발생해 일부 지역에서 무선 중계기 등 피해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다. 주택 등 210여곳에서는 전력이 아직 복구되지 않았다.

이밖에 상·하수도 피해가 발생한 43곳 중 현재 3곳에서 아직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주민들에게 급수 운반차 또는 병물을 공급하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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