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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학산천 복원, 공기 연장도 모자라 설계 변경

임창희 기자
등록일 2025-02-24 20:13 게재일 2025-02-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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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례 연장 끝 내달 완공 앞두고 <br/>‘RC 교량’ → ‘PC 교량’ 공법 바꿔<br/>기초지반 부실 따른 부등침하 등<br/>안정성 우려에도 시는 공사 강행
학산천생태하천공사 현장. /임창희기자 lch8601@kbmaeil.com

포항시가 이례적으로 4차례나 공사기간을 연장한 학산천생태복원 공사<본지 1월 7일자 1면 보도>가 완공을 앞두고 교량 공법이 변경되면서 안정성 논란을 빚고 있다.

포항시는 공기 연장에 이어 교량을 더 수월하게 건설하도록 설계 변경을 허가해 업체에게 공기를 맞추도록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총 사업비 424억 원을 투입해 진행중인 학산천생태복원에는 통행량이 많은 주간선도로인 영일대에서 육거리 방향으로 만들어진 기존 교량을 철거하고 신설교량을 설치하는 공사가 포함돼 있다. 신설 교량은 애초 ‘RC 교량’으로 설계됐으나 현재 현장 시공은 ‘PC 교량’으로 공법을 바꿨다.

문제는 구조물에 대한 안정성 확보이다. RC 공법은 현장에서 바로 철근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방식이지만, PC공법은 외부에서 만들어진 콘크리트 구조물을 현장에 거치하는 방식이다.

PC공법은 교통개방이 빠르고 작업이 편리해 공기를 단축할 수 있지만, 기초 지반 부실에 따른 부등침하 등의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건설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토목설계 전문가 A씨는 “이곳은 지형적 특성상 지반침하의 가능성이 높고 특히 홍수시 범람 우려가 있어 충분한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는 무리한 설계변경은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애초부터 구조물 안정성에 문제가 없었다면 바로 적용하지 않고 공사 막바지에 공법을 변경한 것은 공기단축을 위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어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해당공사는 기존에 설치한 하천 콘크리트 구조물을 철거하고 자연석을 쌓은 식생 블럭위에 인공 조경물을 설치하고 있다.

건설 관계자는 “홍수시 상류 계곡수가 엄청나게 쏟아지는 지형적 특성으로 하류에 설치되는 교량과 인근 인공석 등의 구조물과 조경 시설이 급류에 휩쓸려 유실될 수 있어 근본적인 안전진단이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교체 시공하는 PC 교량은 기존 지반이 견고해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진단됐다”며 “공사를 하루빨리 완공시켜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학산천생태복원 사업은 기존 복개도로를 철거하고 생태하천을 조성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상권 활성화와 주변 인구증가, 관광산업 경제에 도움을 준다는 시장 공약 사업으로 추진됐다.

당초 2021년 2월에 착공해 2023년 7월 준공될 예정이었으나 공사업체가 절대공기를 맞추지 못하면서 시에서는 1차로 그해 9월까지, 2차로 2024 년 6월까지, 3차로 2024년 말까지 공기를 연장해 줬다. 하지만 시공업체는 준공을 못했고 시는 4차로 2025년 3월까지 공기 연장을 했다. /임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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