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가 올가을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 정상회의를 계기로 대한민국을 초일류 국가로 이끄는 지방정부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그저께 열린 새해업무보고 자리에서 “올해는 경북이 선두에서 APEC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대한민국의 과학기술·문화융성을 이루는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초일류국가 대한민국 선도’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APEC·과학기술·문화융성 3개 분야별로 새해과제 88개가 제시됐다. 회의에는 외교부 APEC 준비기획단 고위관료도 참석해 정부차원의 준비상황을 공유했다.
새해과제 중 주목되는 부분은 APEC회의에 세계 500대 기업 CEO를 초청해 한류 기술박람회를 열고, 투자유치 설명회를 가지자는 제안이다. APEC 회의는 아시아태평양 연안 21개국의 경제협력을 위해 모인 기구이기 때문에 충분히 설득력 있는 생각이다. APEC회의에 주요국 정상들이 모두 참여할 경우, 빅테크를 포함한 다국적 기업들이 기술박람회에 경쟁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고,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홍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경주를 배경으로 한식·한복·한글·한옥·한지 ‘5한(韓)’의 아름다움을 조명해 각국 언론에 한국 전통미를 홍보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한류바람에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행사로 여겨진다. 경북도는 이날 수소에너지 산업 육성과 동해안 해저전력망 구축, 고령 대가야 고도육성, 백두대간 포레스트 정원조성 등 과학기술·문화융성 분야 새해 과제도 발표했다.
경북도는 지난해 ‘저출생과의 전쟁’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워 국가적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7월 윤석열 대통령도 “경북이 저출생과 전쟁을 선포하고 예산을 1000억원 이상 편성해 온종일 완전 돌봄 등 지역 맞춤형 정책을 잘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새해에는 경북도가 APEC 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정치 불안으로 국가 신인도와 위상이 끝없이 추락한 한국의 국격을 회복시켜 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