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에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해 삼성전자가 주력인 범용(레거시) 메모리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했기 때문이다.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연결기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6조 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0.5% 증가한 것으로 잠정집계 됐다. 직전 분기인 작년 3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29.19% 감소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7조 7096억원을 15.7% 밑돌았다.
증권가에서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으로 10조원 안팎까지 예상했다가 최근 7조원대로 전망치를 낮춰잡았다. 낮아진 시장 전망치에도 못 미쳤다.
작년 4분기 매출은 75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65% 증가했고, 전 분기보다는 5.18% 줄었다.
삼성전자 측은 “메모리 사업은 PC·모바일 중심 범용 제품 수요 약세 속에 고용량 제품 판매 확대로 4분기에 메모리의 역대 최대 매출 달성에도 미래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비 증가 및 선단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 비용 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며 “비메모리 사업은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가동률 하락 및 연구개발비 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HBM 양산 일정이 지연되면서 HBM 실적 기여도가 낮은 데다 시스템LSI(설계)와 파운드리를 포함하는 비메모리 부문 가동률 하락,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부문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 스마트폰 판매 둔화가 영향을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반도체 사업을 하는 DS부문이 3조원 안팎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한다. 다른 사업부 영업이익 전망치는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사업부 2조원 안팎, 디스플레이 1조원 안팎, TV·가전 3천억원 안팎 등이다.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은 32조 7300억원으로 전년보다 398.1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연간 매출은 300조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89% 늘면서 2022년 이후 2년 만에 300조원대를 회복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