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품 설치 위해 안동 ‘병산서원’ 만대루 기둥 6곳·동재 1곳에 못 자국 <br/>국민신문고에 민원 고발 당해… 道, 복구 범위 검토 행정 조치키로
KBS드라마 제작팀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병산서원’에 못질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인 가운데 국민신문고 민원 신청으로 해당 사실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후 3∼4시쯤 KBS 드라마 제작팀이 병산서원을 배경으로 촬영하던 중 소품 설치를 위해 만대루 기둥 6곳과 동재 1곳에 못 자국을 남겼다.
이 같은 사실은 당시 병산서원을 관람하던 관광객에 의해 발견됐다. 훼손 당일 현장을 목격한 관람객은 “병산서원에 망치로 못을 박아 소품을 설치하고 있다”고 안동시에 문화재 훼손 신고를 접수했다.
이에 해당 민원을 접수한 안동시는 즉시 촬영팀에 촬영 소품을 철거하도록 명령했으며, 서원 관리자와 하회마을관리사무소 직원이 현장에 출동해 함께 철거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안동시 담당자와 서원 관리자가 병산서원 만대루 현장을 방문해 훼손 정도를 확인하고 ‘문화유산법’에 따라 원상회복 조치를 명령했다.
이상일 문화유산과장은 “소중한 문화유산에 훼손이 발생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문화유산 관리감독에 더욱 철저를 기하겠다”며 “문화유산 훼손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 조치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북도에서도 해당 사건에 대해 전문가 자문을 받아 복구 범위를 검토하기로 했다. 또 법적 위한 사항도 검토해 KBS 드라마 촬영팀을 상대로 행정 조치할 예정이다. 경북도는 재발 방지를 위해 촬영 허가 시 허가 조건 준수를 강화하고 확인을 철저히 하기로 했다.
논란이 일자 KBS도 사과문을 내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병산서원 관계자들과 현장 확인을 하고 복구를 위한 절차를 협의 중이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2일 국민신문고 민원 신청으로 해당 사건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고발인 A씨는 국민신문고에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인 한국방송이 공공 자산인 문화유산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저버리고, 상업적 목적을 위해 문화재를 훼손한 것은 심각한 범죄”라며 “철저히 수사해 엄중히 처벌해달라”고 밝혔다.
경북경찰청은 “KBS촬영팀을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제92조(손상 또는 은닉 등의 죄) 위반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고발장을 접수했다”며 “사건을 안동경찰서에 배당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