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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수거한 해양 쓰레기 75%가 플라스틱

단정민기자
등록일 2024-11-24 19:57 게재일 2024-11-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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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연속 기획 / 지속 가능한 포항 만들자<br/>③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이대로는 안된다<br/>폐그물 폐사 피해 연 3700억<br/>선박 정상 운항에도 지장 초래<br/>해마다 200척 넘게 충돌 사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수거한 국내 해양 쓰레기의 총량은 14만5000t이며, 이 중 75%가 플라스틱이다. 또 한국 연안에서 발견되는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82%가 폐그물이며, 폐그물에 걸린 물고기가 폐사하는 ‘유령 어업’으로 인한 피해액은 연간 약 3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기사 5면>

세계자연기금(WWF)이 플라스틱과 관련한 연구 2600여 개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해양 생물 297종 중 88종이 플라스틱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 쓰레기는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은 물론 선박 운항에도 지장을 초래하는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2023년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이 발표한, 최근 5년간 발생한 10t 미만 소형 어선의 해양사고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해양 쓰레기 문제 등으로 해마다 200척 이상의 충돌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위험성을 인식한 세계 각국에서는 플라스틱의 하천·해양 유입을 막거나 이를 조기에 수거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네덜란드의 비영리단체인 오션 클린업(Ocean Cleanup)은 2019년 ‘인터셉터(Interceptor)’라는 장비를 출시했고, 2022년엔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수거 시스템인 ‘시스템 03’을 도입했다. 오션 클린업은 수거한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다양한 제품으로 재탄생시키고, 해양으로 다시 유입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리스 아테네의 키피소스 강에는 기름 유출 사고 때 사용하는 부유식 펜스를 설치해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거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거름망을 따라 부유식 포집 틀에 모은 플라스틱은 자동으로 운반된다.

한국 정부는 해양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2030년까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 60% 감축, 2050년까지 제로화를 목표로 하는 ‘제1차 해양폐기물 및 해양오염 퇴적물 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해양 쓰레기 수거 및 처리를 위한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관심이 근본적인 정책 변화 등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해양환경공단 해양폐기물 관리센터 팀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가 고기잡이배, 양식장, 낚시 등 어로 활동으로 인한 것뿐 아니라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바다로 유입된다고 지적했다.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쓰레기 불법 투기를 방지하며, 해양 환경 보호를 위해서 말만 앞세우는 것이 아닌 행동으로 다 함께 실천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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