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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스케치

등록일 2024-11-17 18:25 게재일 2024-11-1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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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헌

창문 밖 하늘에는

여러 모양의 구름이 겹겹이 쌓여

가벼워 보이지는 않은 것이

잠시, 지상과의 인연을 생각하는 듯

벌레 한 마리

생각이 많아진 것인지

숨죽이고 구름을 보는 듯

오후 시간 내내

창문에 붙어있다

그나

나는

시간이 구름에 묻어 지나가고 있음을

이제 이별의 시간이 왔음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바람이 선뜻하다.

“바람이 선뜻”한 것을 보니, 때는 가을, 그 가을 “하늘에는/여러 모양의 구름이 겹겹이 쌓여” 있는 바, 시인은 구름이 “지상과의 인연을 생각하”다가 그렇게 쌓이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창문에 붙어” “숨죽이고 구름을 보”고 있는 ‘벌레 한 마리’는 시인 자신의 모습이기도 할 터, 청명한 가을 하늘의 흩어져가는 구름처럼 시간도 점점 흩어질 것임을, 즉 “이별의 시간”이 오고 있음을 시인은 ‘직감’하고 있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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