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4일 목요일, 수능이 끝났다. 2025학년도 대학입시를 위한 수학능력시험이 마무리된 것이다. 그동안 부단히 외우고 익힌 노력을 평가받는 과정이다. 이제 재학생들은 3년간의 고등학교 학업을 끝내고 자신의 10대를 마무리하는 길목에서 대학입시를 준비하며 마음을 다잡아야 할 것이다.
올해 수능 총지원자 수는 작년보다 1만8000여 명이 증가한 52만2670명이다. 그중 재학생이 34만777명으로 65% 정도이고 졸업생이 16만1784명, 그리고 검정고시는 2만109명이라고 한다. 여기서 고3 재학생 1만4000명, 졸업생과 검정고시는 각각 약 2000명이 증가하여 졸업생 지원자 수는 2004년 이후 21년 만에 가장 많았다. 이는 올해 의료계 언쟁의 소용돌이 속에 아직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듯, 내년 전국 40여 개 의대 정원 축소 우려를 느낀 반수생 지원자 등 ‘N수생’이 몰려든 탓도 있을 것이다.
시험 하루 전 예비 소집 날, 수험표를 받고 시험장을 확인하는 자리에서 후배들이 마련한 레드카펫과 격려문 피켓을 보며 ‘대박을 기원합니다’라는 격려도 받고, 또 담임 선생님들이 정성껏 마련한 쿠키와 떡 등의 간식 선물들을 받은 수험생들은 ‘잘 풀고 잘 찍자’라고 다짐하며 출정식을 즐겼다. 수험생들은 전국 85개 지구 1282개 시험장에서 자신의 꿈을 이룰 문제의 답을 하나씩 적어나갔을 것이다.
성적 통지일은 12월 6일이다. 킬러 문항을 배제하고 N수생의 변수를 고려했을 문제들은 지난 6월과 9월의 모의평가에서 난이도가 높았다 낮았다 하는 우여곡절도 겪었지만 불수능이니 용암 수능이니 하는 불평은 없어야 될텐데…. 한국사는 필수이니 응시하지 않으면 모든 시험이 무효되고, 당일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을 금지하여 소음도 막았다. 작년 수능 만점자는 1명 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올해는 몇 명이나 나올까 기다려 보자. 예전에는 수능 감독들의 불만도 많았다. 하루 2~3시간 연속으로 감독할 경우 인권 침해의 우려도 걱정이 되었지만 ‘수고했어요’ 한 마디에 마음이 풀어졌을 것이다.
포항지역은 12개 시험장에서 4330명이 시험을 치렀다. 시험장이 없는 울릉고는 남학생 9명과 여학생 13명 모두 22명이 포항까지 먼 뱃길을 와서 시내 3~4곳에 분산되어 시험을 치른다고 했다. 공항이 없어 기상 여건에 따라 시험을 치르지 못할 경우를 염려한 것이고 선박비, 숙박비 등 비용 전액을 경북교육청에서 지원받는다고 한다.
이제 수능이 끝났으니 자유시간을 갖고 ‘불행 끝, 행복 시작’의 마음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별 면접을 준비해야 한다. 내년 전국 대학 입학정원은 330여 개 대학에 작년보다 3300여 명 감소한 34만명이라지만 학생부 위주의 수시모집은 이미 끝났고 앞으로 있을 정시모집은 수능 위주의 평가이니 문과 이과 통합교육 과정 등을 잘 살펴서 전공 선택도 신중했으면 한다.
학생들에게 ‘수능 후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물은 ‘알바 천국’의 조사를 보면, 첫째가 아르바이트, 둘째가 여행 그다음이 휴식이다. 아르바이트를 택한 이유는 경제적 자립과 경험을 쌓기 위한 욕구라고 했다하니 늦은 단풍을 구경하며 마음의 휴식을 갖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