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호 작가 만화에세이 ‘놀면서 알게 된 것들’ 출간
중도장애인들이 겪는 고통을 명상으로 극복하며 테라코타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허용호(58·포항시) 작가가 최근 만화에세이 ‘놀면서 알게 된 것들’(도서출판 득수)을 출간했다.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입주작가인 허 작가는 평소 테라코타와 디지털 그림, 카툰, 일러스트, 동화 등 자유롭게 예술 분야를 넘나들며 지구온난화, 환경오염, 팬데믹 등에 많은 관심을 쏟으며 인간과 환경, 노동을 주제로 한 작품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놀면서 알게 된 것들’은 ‘사랑은 핸드메이드다’외 12개의 챕터로 분류돼 사랑, 생명, 권리, 자유, 시간, 놀이, 행복, 존중 등 허용호 작가가 바라보거나 마주친 다양한 일상의 이야기를 만화 형식으로 풀어냈다.
20대 초반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 마비 척수장애인이 된 허용호 작가에게 만화 그리기는 삶의 기록이고 반성이며 위로였다. 그래서 이번에 출간된 만화에세이에는 그가 만난 어린 소녀, 길고양이가 등장하고 그가 늘 고민하는 시간, 마음, 환경에 대한 가치가 담겨있다.
그렇기에 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들에게도 세상은 누구에게도 녹록지 않고 삶은 누구에게나 아픔과 행복을 고루 준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허용호 작가는 “제 글에서 평범하지 않은 생각이 더러 있을 것”이라며 “오랫동안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았기에 그런 저의 생각들을 다르다고 내치기보다는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음을 독자들이 인지하고 봐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전희식 생태 영성가는 “‘놀면서 알게 된 것들’은 자기만의 생각과 감정의 틀에서 벗어나게 하는 마력을 가진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거울을 보는 듯 자기의 얼굴을 마주하며 열린 세상과 아름답게 조우하게 될 것”이라며 “첫 장을 넘긴 사람은 만화책 보는 재미에 폭 빠져 끝까지 보지 않고는 책을 덮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부터 20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1층 전시실에 책 속의 만화를 기반으로 한 허용호 작가의 개인전과 17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북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
허용호 작가는 동화 ‘비밀이 사는 아파트’로 ‘2018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됐다. 2019년 두 번째 그림 동화책 ‘정윤아, 놀자’를 출간했다. 2022년 장애인 문화예술 지원사업에 선정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후원으로 테라코타 작품 등을 선보이는 개인전 ‘우리, 잘 살고 있는 걸까?’를 가졌으며 블로그를 통해 꾸준히 삶의 단면을 잘 보여주는 일러스트 작가로도 활약했다.
/윤희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