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점과 동구 아웃렛·물류센터,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br/>내달 12일 매수의향서 접수… 심사거쳐 협상대상자 선정 통보
국내 유일 향토 백화점인 대구백화점(이하 대백)이 경영 악화를 면치 못하다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한다.
(주)대구백화점은 29일 보유 자산 3개(이하 대상 물건)의 매각을 위한 매각 주간사로 삼정회계법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대상 물건은 중구 동성로 소재 본점, 동구 신천동 아웃렛, 동구 신서동 물류센터를 말한다. 매각은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매각 주간사인 삼정회계법인은 29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티저(투자설명서) 및 비밀유지 확약서를 배포한다. 이어 9월 1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매수의향서를 접수하고, 예비심사를 거쳐 9월 중순쯤 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별도 통보할 예정이다.
삼정회계법인 관계자는 “비밀유지확약서를 제출한 매수 희망자에 한해, 이번 매각에 상세한 정보가 포함돼 있는 투자제안서 및 매수의향서 양식이 포함된 입찰 서류 패키지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대백 본점은 지난 2021년 7월 1일부터 경영 악화로 인해 영업을 중단했다. 대백은 영업 실적 악화 운영 자금 부족으로 적자가 늘자 비공개에서 공개 매각으로 방식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에도 연결 기준 영업 손실 61억7000만원, 금융 비용을 포함한 반기 순손실 133억2400만원이었다. 1년 만에 영업손실이 14%, 반기 순손실은 약 20% 증가했다.
지역 유통업계에서는 공개 매각 진행을 환영하지만 매각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상 물건 3곳 모두 업종 변환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대백 본점은 지가가 높은데다 최근 동성로 관광특구 지정으로 개발을 진행하기 어렵다. 아웃렛은 부지 규모가 아파트를 짓기에는 좁으며, 유통센터는 규제로 인해 고층 건물을 짓기 어렵다. 결국 여러 회사가 각각 장소를 인수해 운영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결국 대백은 대상 물건을 매각하려면 금액을 낮추고 파격적인 인수 조건을 제시해야 하지만 이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대백은 지난 2022년 본점 건물과 토지를 JHB홀딩스에 2125억원(자산 총액 대비 약 41% 수준)에 매각하려 했으나 잔금 지급이 안돼 무산됐다. 당시 본점 건물과 부지를 2125억원에 팔아 금융부채 상환과 무차입 경영을 통한 수익성 개선, 충분한 유동성 확보, 신규사업 투자 등에 사용하려 했다. 이후 부동산 경기 악화, 원자재 비용 상승 등으로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최근에는 코스닥 상장을 원하는 한 그룹과 경영권 매각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 A씨는 “2003년 롯데백화점, 2011년 현대백화점, 2016년 신세계백화점 등 대형 백화점이 막강한 자본력으로 대구에 진출하면서 향토 기업이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현실적으로 명품 유치도 어려운 상황에서 마지막 남은 대백프라자를 지키기 위해 대백만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B씨는 “백화점은 이커머스 시장 확대로 가격 경쟁력과 규모의 경제에 밀린다”며 “내·외부 과감한 경영 개선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주)대구백화점 공개 매각 진행이 알려지자 오전 11시~낮 12시 쯤에는 주가가 20% 넘게 급등하다 17.15% 오른 69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장은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