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인1표제’ 도입으로 촉발된 내부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 대의원 권한 재정립 논의에 공식 착수했다. 대의원제 실질적 폐지 효과와 함께 당내 절대소수인 영남권 당원의 의사 반영이 약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자 보완 장치 마련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27일 ‘대의원 역할 재정립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1인1표제 추진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검토했다. TF는 조승래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강득구·윤종군·김문수 의원 등이 참여하며, 다음 달 5일 중앙위원회 의결 전까지 당내 의견을 수렴해 절충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는다.
논의의 초점은 영남 당원들의 의사 반영 약화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에 맞춰져 있다. 1인1표제가 도입되면 인구와 당세가 적은 영남권 당원들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의원의 당무위원·중앙위원 선출권 부여 △정책 관련 의사결정 투표권 보장 △지구당 부활 등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다. 대의원이 주요 당직 선출 과정에 역할을 갖게 하면 대의원제 축소 효과를 상쇄할 수 있고, 지구당 부활은 영남 등 취약지역의 정치 기반을 다시 구축할 수 있다는 논리다.
특정 지역 대의원 표에 ‘가중치’를 두는 보정 방식도 거론된다. 한 원외위원장은 “영남 등 험지 당원들의 자부심을 살릴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일부 보정 비례 부여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구당 부활은 정당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단기간 추진이 어렵고, 영남 표 보정 역시 1인1표제 취지에 반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의원의 정책 결정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 역시 대의원 표 가치 하락을 보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논란에도 당 지도부가 1인1표제를 철회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TF 관계자는 “전체 당원 여론은 1인1표제에 대체로 긍정적”이라며 “당원주권 확대라는 큰 방향 자체는 이미 합의된 분위기”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