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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공사로 생계 막막” 울릉도 채낚기 어민들 분통

김두한 기자
등록일 2024-07-17 14:03 게재일 2024-07-1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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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오징어 군집 확인됐는데<br/>작업선이 접근 막아 조업 못 해<br/>시공사와 피해보상 놓고 이견<br/>관련단체 오늘 기관 항의 방문
최근 울릉도 근해에 오징어어장이 형성되면서 많은 어선들이 조업 중이다./어민제공
최근 울릉도 근해에 오징어어장이 형성되면서 많은 어선들이 조업 중이다./어민제공

‘케이블공사가 오징어 조업 방해하네’ ‘케이블공사 중단하고 오징어채낚기 어업 보상하라’ ‘케이블공사 때문에 채낚기 어민 다 굶어 죽는다’ 최근 울릉도 곳곳에 내걸린  현수막이다.

지난 몇년 동안 7~8월에 울릉도 근해에서 잡히지 않던 오징어가 올해는 조금씩 잡히면서 채낚기 어민들이 조업에 나섰지만, 방해꾼이 생겼다. 울릉도 해상에서 진행되고 있는 케이블공사가 그 원인을 제공했다.

울릉도 섬 일주도로에 오징어 조업관련 각종 현수막이 나붙었다./김두한 기자 
울릉도 섬 일주도로에 오징어 조업관련 각종 현수막이 나붙었다./김두한 기자

시공사 측이 공사에 걸림돌이 된다며 오징어 조업에 나선 어민들 조업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는 것.  그로 인해 울릉도 오징어 채낚기 어민들이 들고 일어나는 등 마찰이 커지고 있다. 

채낚기 어선 선주 겸 선장 A씨는 “얼마 전 어군탐지기로 오징어 군집을 확인한 후 조업을 하려고 했지만, 해상 공사하는 작업선이 접근해 조업하지 못하게 했다”면서 주객이 전도되도 이만저만 아니었다며 허탈해 했다.

어민들의 애타는 마음을 현수막으로 표현하고 있다./김두한 기자 
어민들의 애타는 마음을 현수막으로 표현하고 있다./김두한 기자

다른 어선 선장 B씨는 "케이블공사에 투입된 대형 장비가 물속을 휘젓는 바람에 바다 속이 흐려지고 소음 등으로 그나마 조금씩 잡히던 오징어마저 도망가 버려 어장이 황폐화 되기 직전에 놓여 있다"고 격분했다. 

(사)전국채낚기실무자 울릉어업연합회(회장 김해수)는 “모처럼 오징어가 돌아와 기뻐했는데 이런 일이 발생,  울릉도 영세어민들의 생계위협은 물론 도산 직전에 내몰린 어업경영을 더욱 옥죄고 있다"고 밝혔다. 

어선과 작업선이 뒤섞여 있는 모습./어민제공
어선과 작업선이 뒤섞여 있는 모습./어민제공

연합회는 이에 따라 '케이블 공사로 오징어 조업에 심각한 방해가 되므로 지금 즉시 중단하난 한편 합당한 보상과 오징어 조업에 방해되지 않는 비어기에 공사를 진행해 줄 것을 강력 요구한다'는 공문을 관련기관에 보냈다. 

 또 울릉도 섬 일주도로, 울릉군 수협 위판장 등에 ‘오징어 조업할 수 있도록 케이블공사 중단하라’는 등의 현수막을 게시하며 항의하고 있다.

오징어 조업을 방해하고 있다는 각종 현수막./김두한 기자 
오징어 조업을 방해하고 있다는 각종 현수막./김두한 기자

김해수 회장은 "울릉도 어선의 90%가 오징어 채낚기 어업이다"라면서 하필 이때 오징어 조업 지에서 공사를 하고 있는지 너무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 측은 울릉도 어민과 보상관계 등 협의를 했다며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오징어 채낚기 어민들은 "울릉도 어선 90%가 오징어 채낚기 어업인데 자망·통발어민들, 어촌계와 협의를 하고 채낚기 어민들과는 협의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어두운 밤 오징어조업 중인 가운데 작업선이 떠 있는 모습./어민제공
어두운 밤 오징어조업 중인 가운데 작업선이 떠 있는 모습./어민제공

양측 갈등이 커지면서 시공사 측이 일단 오징어 채낚기 어선에 대해 피해가 있으면 보상을 하겠다는 뜻을 밝히고는 있다.

하지만 채낚기 어민들은 모처럼 형성된 오징어 어장이 피해를 입고 조업에 큰 방해를 받고 있다며 합당한 보상을 제시, 타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울릉도 채낚기 어민들은 바닷속 작업으로 소음, 흙탕 물 등으로 오징어 어장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어민제공
울릉도 채낚기 어민들은 바닷속 작업으로 소음, 흙탕 물 등으로 오징어 어장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어민제공

사)전국채낚기실무자 울릉어업연합회는 18일 정부기관을 방문, 공사 중지 등을 포함한 어민들의 요구 사항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김해수 회장은 “어민들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데 정부가 도와주지는 않고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국가가 시행하는 공사를 반대하지는 않겠지만 수 년 만에 형성 된 오징어 어장이 끝나는 비어기 때 공사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한편, 케이블 공사는 현재 울릉도 주변에서 오징어가 집중적으로 형성되는 서면 학포리, 태하리, 북면 현포리 등 해상에서 진행되고 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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