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만개해 관광객 북적, 올해는 개화율 저조로 썰렁<br/>전문가 "능소화는 추위 약하고 대부분 식물들은 해갈이”
대구시 중구 랜드마크 ‘김광석거리’의 명물 중 하나인 ‘능소화폭포’ 개화율이 예년 같지 않아 시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중구 대봉동동사무소 앞에 위치한 능소화폭포는 경일빌딩 동쪽 벽을 온통 능소화 덩굴로 장식해 그 모습이 폭포처럼 보인다 해서 ‘능소화폭포’로 불린다.
작년 이맘때 같으면 전국 사진동호회, 관광객들이 몰려 들어 사진 촬영에 몰두할 때지만 올해는 꽃이 거의 피지 않아 시민들의 발길이 끊겼다는 것.
마을 주민 배모(62·중구 대봉동)씨는 “작년만 해도 전국에서 온 기자, 작가들의 셔터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드론 비행소리가 하루종일 골목을 울려 인기를 실김할 수 있었는데, 올해는 개화율이 떨어져 조금씩 오는 손님들도 바로 발길을 돌린다”고 말했다.
매년 능소화폭포를 찾아 매년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는 권혁만(63) 씨는 “작년 개화 상태를 100으로 본다면 올해는 30%에도 못미치는 것 같다”며 아쉬워 했다.
올해 능소화폭포의 흉작은 작년에 경산시 적산가옥의 능소화가 누군가에 의해 절단된 후 일어난 일이어서 시민들을 더 안타깝게 하고 있다. 경산시 자인의 능소화는 현재 30년 된 능소화를 새로 이식(移植)해 올해 꽃을 피우면서 다시 명소로 발돋움하고 있다.
주민들은 혹시 개화기에 냉해, 한해(寒害)를 입은 것은 아닌지, 아니면 다른 기상 재해로 꽃의 생장에 이상이 생겼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영남대 생명과학과 박선주 교수는 “모든 식물들은 유실수처럼 개화(開花)도 해갈이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하고 “갈잎 덩굴성 목본식물인 능소화는 추위에 매우 약해 생장기에 냉해나 한해를 입으면 개화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봉동 능소화폭포는 1997년 정상희 여사가 능소화 나무 두 그루를 심은 후 정성껏 돌봐 현재 전국적인 명소가 되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