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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다시 생각해 주십시오”…남한권 울릉군수 SNS통해 호소

김두한 기자
등록일 2023-12-18 13:58 게재일 2023-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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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삼석 국회예산위원장을 만나 울릉도 특별법제정 당위성을 설명했다.
서삼석 국회예산위원장을 만나 울릉도 특별법제정 당위성을 설명했다.

울릉도에 행정을 책임진 군수가 며칠째 자리에 없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울릉도 지원특별법제정을 국회 등 관련기관에 호소하고자 지난 13일 울릉도를 떠났다.

18일 현재 동해상의 기상악화로 여객선 운항이 중단돼 들어올 수 없어 부득이 장기 외출중이다. 18일 밤 포항~울릉 간 10시간 소요되는 화물선을 타고 들어올 계획이다.

남 군수가 울릉도를 떠난 뒤 울릉군자원봉사자대회와 2023 울릉도가족잔치한마당 등 굵직한 행사가 개최될 예정이었다. 군수는 군민의 표로 먹고산다.  표를 위해서라면 반드시 큰 행사를 두고 떠나지 않을 것이다.

국회법사위원회 제2소위원장인 정점식의원을 만나고 있다.
국회법사위원회 제2소위원장인 정점식의원을 만나고 있다.

하지만, 이 행사는 모두 부군수가 참석했다. 남 군수는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을 알고 미리 녹화한 영상을 통해 인사를 대신했다. 표는 스킨십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다. 그럼에도 큰 행사를 앞두고 자리를 비웠다.

따라서 남 군수의 울릉도 지원특별법제정은 군수직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명감 때문으로 보인다.  남 군수는 관계부처를 찾아다니며 울릉도 지원특별법 당위성을 설명하느라 동분서주했다. 

육지 출장 첫날 국회행정안전위 수석전문위원을 찾았다. 행정안전위 전체 회의에서 울릉도지원특별법을 통과해준 데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김병욱(포항남 울릉군)의원과 제2소위원장인 정점식의원을 만났다. 

박우량 신안군수와 함께 서삼석 국회예산위원장과 면담 후 보좌관에게 보충설명하고 있다.
박우량 신안군수와 함께 서삼석 국회예산위원장과 면담 후 보좌관에게 보충설명하고 있다.

이튿날 우군인 박우량 신안군수와 함께 서삼석 국회예산위원장을 만나 환담한 뒤 보좌진들을 찾아 섬 지원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남 군수는 SNS를 통해 '울릉도는 관광지라 괜찮은 섬 아닌가요'라고 되묻고 울릉도가 처한 안타까운 현실을 전했다. 울릉도는 정말 국토의 시작지역이다.  현재 여객선과 화물선이 수일째 결항 중이다.  파도가 치면 일주도로는 월파로 수시로 통제된다.  응급상황 시 기상에 따라 헬기, 경비함, 군함까지 동원되며 이도 여의치 않으면 운명에 맡길 수밖에 없다. 의료원 전문의를 초빙하려 해도 피하고 산부인과 전문의는 한 달에 한번 잠깐 다녀간다.

국회행정안전위 전문위원과 면담
국회행정안전위 전문위원과 면담

올해 오징어 어획고는 총생산량이 2억 원 정도로 예년에 1척이 잡은 수준이다. 어민들의 생계가 막막하다.  청소년들은  문화 공간이 없어 갈 곳도 없다.  대입생은 학생 수가 적어 농어촌 특별전형혜택 등급 적용도 어렵다.

울릉도의 하수 처리율은 5%밖에 되지 않아 동해로 오·폐수가 들어간다. 청정 섬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나마 자연이 청정 일부를 감당하고 있을 뿐이다.

LPG 가스와 기름 값 등 주민들의 필수 생활 물가는 담뱃값 외에서 다 정상이 아니다. 배추나 상추, 양파, 마늘, 과일, 기본 채소 등도 육지보다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이탄희국회의원을 만나 울릉도지원특별법 당위성 설명
이탄희국회의원을 만나 울릉도지원특별법 당위성 설명

건축비는 육지에 비해 3배가 든다.  열악한 전력난도 해결해야 한다.  식수의 수질은 좋지만, 기본을 갖춘 혈관 같은 상수도 시설 확장도 어렵다. 면적제한으로 땅값은 상상을 초월하고 비싼 임대료와 고물가는 불친절과 관광수준 저하로 이어진다.

주택보급률은 70%(전국 120% 상회) 정도로 월·전세는 강남수준이다. 양질의 일자리는 없고 일용직이 대부분이다. 고령화로 인한 정부지원 노인 일자리에 매달리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관광산업과 건설공사 등 사업은 겨울 동절기 동안 아예 쉬어버리니 일자리 동력은 멈추고 늘 공사 지연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고통스럽다. 

박범계의원 보좌관을 만나 울릉도 특별법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박범계의원은 국회법사위원이다,
박범계의원 보좌관을 만나 울릉도 특별법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박범계의원은 국회법사위원이다,

영화관, 체육시설, 유휴시설과 놀이 공간이 없고 공항이 개항되면 관광지로서 면세점과 카지노도 필요하다.

행사를 유치하고 소화할 컨벤션 센터나 호텔이나 회의 장소도 없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이지만 개척이래 울릉도주민들은 섬을 지켜왔다.

하지만, 늘 삶의 질과 미래를 위해 66%가 섬을 떠나고 싶어한다.  남 군수는 자신이 학교 다닐 때 울릉고 전교생이 500명 지금은 70명, 초중고 학교 수가 16개교에서 6개교로 줄었다.

지하철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있다. 18일 화물선을 타고 입도하는 등 울릉도지원특별법에 사활을 걸었다,
지하철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있다. 18일 화물선을 타고 입도하는 등 울릉도지원특별법에 사활을 걸었다,

따라서 특별법도, 교육특구도 지정돼야 한다. 천혜의 자연환경보존과 세계에서 유일하게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식물이 40여종이 넘는 신비한 섬의 환경은 세계에 견줘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가까운 일본은 본토에서 1천~1천900km 떨어진 오가사와라제도 7개 섬을 일본 수도 동경도에 직속시켜 특별법으로 보호한다. 아마미 군도와 오끼나와 제도도 특별법으로 보호하고 있다. 입도하는 국민들에게 출장비와 숙박비까지 지원하며 바다 영토수호에 전력을 쏟고 있다.

남 군수는  “울릉도를 세계적인 섬을 만들려면 반드시 특별법을 제정해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섬이 되도록 해야 한다. 반드시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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