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연안에서 최근 대표적 열대성 어류인 파랑돔 출현이 지난해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립생물자원관이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일본 최남단의 오키나와나 베트남 바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검은줄꼬리돔도 처음 발견됐다. “기후변화로 수온이 상승하며 바다가 달라지고 있다.”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21년부터 최근까지 울릉도 연안 어류 종 다양성을 조사한 결과 131종이 관찰됐다고 21일 밝혔다. 문헌이나 기록이 있는 종을 합치면 울릉도 연안 어류는 지난달 기준 총 174종으로 작년보다 20종 늘었다.
직접 관찰된 131종 가운데 열대성 어류와 아열대성 어류가 각각 49종과 27종으로 전체 58.5%를 차지했다. 열대·아열대성 어류는 온대성 어류(48종·36.9%)의 1.5배에 달했다.
자원관은 몇몇 조사 지점에서 파랑돔이 100마리 이상 관찰돼 기존보다 10배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자원관 관계자는 “재작년과 작년엔 파랑돔 무리 규모가 50마리 정도이었지만 올해는 최대 500마리 무리가 관찰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파랑돔은 다 자라도 10㎝ 정도에 불과한 작은 물고기로 수심 20m 내외 바위가 많은 곳에서 무리 지어 산다. 서식 수온은 16∼31도이다.
원래는 수온이 따뜻하게 유지되는 제주 해역에 주로 서식했으나, 현재는 울릉도와 독도 해역까지 서식지가 넓어졌다. 파랑돔은 올해 4월 ‘기후변화 지표종’으로 선정됐다.
이번 자원관 조사에서는 울릉도에서 ‘다금바리’로 불리는 자바리와 연무자리돔, 흰꼬리노랑자리돔, 검은줄꼬리돔, 검은줄촉수, 큰점촉수 등 아열대성 어류가 대거 새로 발견되기도 했다.
이밖에 열대·아열대성 어류는 용치놀래기와 놀래기 등이 많이 관찰됐다. 울릉도 어종 60%가 ‘열대·아열대성’이었다, 울릉도 해양생태계 변화 주원인은 해수 온도 상승이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8월 하순부터 9월 초순까지 한반도 주변 해역 표층 수온은 26도로, 위성을 이용한 표층수온 관측을 시작한 1990년 이래 가장 높았다.
이 기간 동해 표층 수온은 25.8도로, 평년 치보다 2도 이상 높았다. 동해와 남해 해수면 온도는 2041~2060년에 현재(14도)보다 2.4도, 2081~2100년에는 4.9도 높아질 전망이다.
연구진은 해수 온도 상승에 따라 열대·아열대성 어류의 분포가 동해 연안으로 확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수온 상승은 장기적으로 각 해역에 출현하는 종수 변화와 어류의 종 다양성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독도와 동해 중부 연안 해역까지 조사 지역을 확대해 지속적인 연구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