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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오징어가 사라졌다…그 많은 오징어가 어디로 갔나?

김두한 기자
등록일 2023-11-05 08:40 게재일 202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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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저동항 오징어 채낚기 어선 모습
울릉도 저동항 오징어 채낚기 어선 모습

울릉도 하면 떠오르는 것이 오징어다. 섬(島)은 먹고사는 문제를 바다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는데 섬인 울릉도의 먹고사는 문제해결을 지금까지 오징어가 했기 때문이다.

울릉도 근해는 요즈음이 오징어성어기 철이다. 그러나 작업을 나가는 어선은 거의 없다. 최근 오징어 어선(9.77t·채낚기) A호가 조업에 나서 밤새고 아침에 입항했지만 3급(65마리) 정도 잡았다. 

최근 오징어채낚기어선(9.77t) 밤샘조업 아침입항 울릉수협저동 위판장에서 위판을 보고 있다.
최근 오징어채낚기어선(9.77t) 밤샘조업 아침입항 울릉수협저동 위판장에서 위판을 보고 있다.

이에 대해 A호 선주 B씨는 "밤을 세워 잡았지만, 유류대도 못하고 잠도 못 잤다 이젠 조업에 나가지 않은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선주 C씨는 “그나마도 근래 들어 제법 잡은 편”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 많던 오징어가 어디로 갔는지 사라졌다. 오징어는 어민이 잡아오면 물오징어 1마리에 만원이라고 가정하면 할복, 운반, 건조, 판매 등 마른오징어는 2만 원이 넘는다. 따라서 관련 종사 업종이 많아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

최근 울릉군 수협 저동위판장 모습
최근 울릉군 수협 저동위판장 모습

울릉도는 오징어채낚기어민 1명이 수명을 먹고살게 하는 것이다. 울릉도 어민 90%는 오징어어업에 종사하고 선박 90%가 오징어채낚기(낚시어업)어선이다. 그런데 오징어가 없다.

오징어채낚기어선 종사자는 물론 관련종사자들은 먹고사는 문제가 막다른 골목에 다 달았다. 올해 지금까지 울릉수협(수협장 김영복)에 위판 된 오징어를 예년과 비교해보면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울릉도 오징어 채낚기 어선들이 유류대도 못 건진 지난 2021년 울릉수협저동위판장 오징어위판장면
울릉도 오징어 채낚기 어선들이 유류대도 못 건진 지난 2021년 울릉수협저동위판장 오징어위판장면

올해 10월31일까지 울릉수협에 위판된 오징어는 1만 59급(1급 20마리)·40t·4억 6천100만 원(울릉도 어선이 5천169급·17t·1억9천800만원, 외지선박 4천890급·23t·2억6천300만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만 6천 772급·756t·77억 9천700만 원과 비교하면 급수는 24.5배(245.2%), 무게 18.9배(189%), 금액 16.9배(169%) 감소했다. 

울릉도어선들은 유류대도 못한 지난해 울릉수협저동위판장 위판 모습
울릉도어선들은 유류대도 못한 지난해 울릉수협저동위판장 위판 모습

최근 4년간 같은 기간 울릉군수협에 위판 된 물오징어는 2019년은 11만 6천301급·금액 25억 3천500만 원, 2020년 15만 7천865급·금액 67억 5천400만 원이다.

2021년은 9만 6천175급·금액 36억 3천400만 원이다 이와 비교하면 올해는 아예 조업을 못한 것과 같다. 최근 5년간 울릉도 어민이 잡은 물오징어 판매금액은 어선들이 사용한 유류 대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울릉수협 저동위판장 
지난해 울릉수협 저동위판장

그런데 올해는 지난 4년보다 훨씬 못한 흉어다. 울릉도 어민들은 아예 손을 놓은 것이다. 하루 3~6척의 어선들이 조업에 나서지만, 선발대 역할을 할 뿐 빈 배로 들어오기 일쑤다. 

올해 울릉수협소속 어선 150여 척 중 140여 척이 조업한다고 가정하면 척당 36.92마리 121.42g, 14만 1천400원 정도 수입을 올린 셈이다. 예년에 비교하면 오징어 2척 1년 동안 작업한 수준이다,

올해 울릉수협오징어 위판장 어징어보다 사람이 더 많다는 우스게 소리가 나왔다.
올해 울릉수협오징어 위판장 어징어보다 사람이 더 많다는 우스게 소리가 나왔다.

오징어 채낚기 어선(9.77t) 선주 겸 선장 A씨(70)는 “올 들어 오징어 한 마리도 구경을 못했다.”며“40년 넘게 오징어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애들 공부도 시켰는데 올해 같은 경우는 태어나서 처음 본다”고 말했다.

울릉주민 B씨(90)는 “과거 오징어 흉어로 어선을 팔고 이직할 때도 있었지만 이렇지는 않았다. 태어나 처음본다”며“과거 울릉도에 명태가 많이 잡혔지만 지금은 한 마리도 없다 그런 현상이 아닌지 겁난다”고 말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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