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주
여울에 몰린 은어때
삐비꽃 손들이 둘레를 따면
달무리가 비잉, 빙 돈다
가아응 가아응 수우워월래에
목을 빼면 시름이 솟고….
백장미(白墻薇)밭에
공작(孔雀)이 취했다
뛰자 뛰자 뛰어나보자
강강술래
뇌누리에 테프가 감긴다
열두발 상모가 마구 돈다
달빛이 배이면
술보다 독한 것
기폭이 찢어진다
갈대가 스러진다
강강술래
강강술래
강강술래 놀이의 묘미는 처음에는 느린 가락으로 노래하며 천천히 원을 돌다가 나중에는 빠른 가락으로 노래 부르면서 빠르게 원을 도는 데에 있다. 이러한 묘미를 위의 시는 시에 잘 살려 놓았다. 또한 시인은 이 놀이에 대한 자신의 해석도 시에 녹여놓는다. 시인에 따르면, 느린 가락과 춤은 민중의 설음을, 빠른 가락과 춤은 “술보다 독한” 민중의 의지 또는 기폭이 찢어질 정도의 어떤 분노를 표현하는 것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