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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설관리공단 인사권 남용 ‘논란’

피현진기자
등록일 2023-08-03 19:55 게재일 2023-08-0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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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 122명 전원 일반직 전환<br/>의회 동의없이 독단적으로 처리<br/>투명성 무색 예산추계 축소 보고<br/>기존 일반직과 갈등·형평성 우려

안동시설관리공단이 직종 일원화로 계층별 갈등을 없애고, 인력 운영 효율성 제고와 하위직종 처우개선, 사기진작, 인건비 절감을 통한 효율적 방안을 이유로 지난 1일 무기계약직 신분이었던 직원 122명을 일반직으로 전환시키면서 뒷말이 무성하다.

안동시시설관리공단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무기계약직 일반직 전환에 따른 일반직 정원 조정’ 등을 골자로 일부 정관 개정을 의결했다. 이후 ‘전환심의위원회’와 ‘면접’을 하루만에 마치고, 이사회 의결사항에 대한 시장 승인 등을 1주일여 만에 처리했다.

이로써 공단은 현재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업무직 83명, 현업직 39명 등 122명의 직원들을 일반직 8급으로 일괄 전환, 219명 전 직원이 일반직화된 조직으로 탈바꿈 했다.

공단 관계자는 “이번 전환으로 직종별 갈등과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위배에 따른 소송 요인 등이 사라지고 앞으로 채용 과정의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특정 업무만 수행하던 직원이 일반직으로 전환되면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승진의 기회와 일반직이 맡았던 업무를 맡을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면서 직종간 벽이 허물어져 일반직 채용 직원들과 새로운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일반직 경우 행정, 전공시험 등을 거쳤으나 계약직 경우 인·적성검사와 면접만으로 채용되면서 형평성의 문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여기에 일반직 전환 효과로 밝힌 인건비와 관련한 예산 추계가 ‘축소 보고’된 것이라는 논란도 일고 있다.

공단은 현재 계약직 평균 연봉이 3천647만 원 정도라고 밝히면서, 평균 8년 근무경력 50%와 군경력 100%를 반영해 일반직 전환 시 인건비가 3천300여만 원으로 300만 원 정도 줄어 현재 계약직 인건비 예산도 44억5천만 원에서 41억 원으로 줄고, 이들이 현재 받는 인건비 수준까지 회복하기 위해서는 5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문제는 일반직 전환자들의 성과금이나 시간외 수당, 호봉 승급분 등 기타 인건비 요인을 제외하고 계산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같은 결정을 하면서 예산 의결권을 갖고 있는 시의회와는 어떠한 소통도 없이 진행해 향후 예산 협의에서 문제가 불거질 것이 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안동시 산하기관이 예산이 수반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시의회에 최소한의 설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공단은 “일반직으로 전환해도 직원들의 보수는 계약직 때 그대로 주게 된다. 시의회의 승인 없이도 일반직 전환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시의회 권기익 의장은 “현재 공단 측은 대규모 일반직 전환에 따른 인건비 예산 추계조차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슨 일만 터지면 일부에선 시의회가 시장의 발목을 잡으려 한다고 질타하는데, 이같은 정책을 진행하면서 의회와 소통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가 아닌가”라며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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