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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주민들은 절 때 잊어서 안 된다…대형여객선유치 일등공신들

김두한 기자
등록일 2023-05-10 13:54 게재일 202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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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부 김두한 기자
경북부 김두한 기자

과거 울릉도에 여행을 가면 기상악화로 묶여 며칠 동안 오가지도 못해 직장을 잃을 수도, 사업을 망칠 수도 있어 날씨를 충분히 점검하고 들어오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었다. 

또한, "멀미 때문 바다에 뛰어내리고 싶었다". 울릉도 여객선 이름 '카타마란'이 '죽다마란'으로 불리고, 겨울철에는 아예 여행 엄두도 못 내는 등 날씨와 여객선이 울릉도 관광객유치에 걸림돌이 됐다.

그럴 뿐만 아니라 주민들은 아파도 육지병원에 제때 가지 못하고, 친척 길·흉사 참석 못하는 등 삶이 피폐했다. 따라서 이것은 삶의 문제가 아닌 인권유린에 가까웠다.

하지만, 최근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이 6천여 명, 그런데 울릉도여행을 마치고 육지로 나갈 때쯤 기상특보로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대형 크루즈선이 없었다면 울릉도가 원망의 대상, 죽어도 오고 싶지 않은 관광지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기상특보에도 울릉크루즈가 시간을 변경, 특별 운항으로 어느 정도 해소를 시켰다.

요즈음 울릉도여행은 멀미가 없고, 기상특보에도 크게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날씨와 여객선 때문에 엄청난 불편을 겪었던 울릉도 주민들도 "살만 난다". "울릉크루즈에 감사한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여객선에 관한 한 울릉도주민들의 희망이자 꿈을 이뤘다. 이게 누구의 덕(德)일까? 울릉군도 울릉군의회도, 선사도 아니다. 오직 울릉도를 사랑하는 단체와 사람들이 열정과 투쟁으로 일궈낸 결과물이다. 

우리나라 여객선 노선은 과거에는 여객수요가 충족되면 운항하겠다는 선사가 면허를 신청하면 허가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 이후 접안시설과 터미널시설 이용이 가능하면 언제든지 누구나 면허를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무조건 면허를 내 주는 것이 아니라 사업자가 면허를 신청하면 해당 해양수산청이 전국으로 사업자를 공모해야한다. 경영과 선박을 평가해 무조건 80점이 넘어야 하고 점수가 높은 선사에 면허를 준다.

그런데 울릉크루즈의 취항은 선사가 먼저 면허를 신청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해운법이 생긴 이래 최초로 해양수산부가 먼저 사업자를 공모했다. 그것도 대형여객선 취항을 조건으로 공모한 것이다.

국가기관이 스스로 사업자 공모에 나선 것은 법을 만드는 일보다 힘든 전무후무한 일이다. 그런데 수요자가 가만있는데 공무원이 나서 일을 해줄까?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일이다.

해양수산부가 사업자 공모에 직접나선 것은 울릉군비상대책위원회 등 단체가 청와대, 광화문 등에서 1인 시위,  포항해수청 앞 시위, 해양수산부장관이 참석하는 전국 행사장을 찾아가 시위 및 호소, 국회 등 관계기관에 진정을 했다.

또한, 울릉도 여객선에 대한 정부의 역할 및 부당성에 대한 끊임없는 언론의 지적 등을 통해 정부를 움직였고 정부도 이들의 목소리가 정당했기 때문에 전국최초로 직접 사업자를 공모했다. 해양수산부가 공모한 것은 규정에도 없다.

이렇게 앞장서 일한 주민대표가 있기에 가능했다. 이를 울릉도주민들은 잊어서 안 된다, 공치사하거나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앞장서는 사람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해주겠지 하면 해결되지 않는다. 시간과 사비를 들여 서울과 육지, 관계기관을 찾아다니며 노력한 이들을 잊지 않음을 통해 울릉도가 발전하는데 누군가 또다시 앞장설 것이다.

이들의 활동이 울릉도 발전을 견인하고 이를 통해 울릉도 주민들이 안정적이고 걱정 없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행정이 전부를 해결할 수는 없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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