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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거부 양곡법 개정안 재투표서 ‘부결’

박형남기자
등록일 2023-04-13 20:22 게재일 2023-04-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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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의원 찬반 토론서 정면 충돌<br/>290표 중 贊 177·反 112·무효 1표

국회가 13일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다시 표결에 부쳤으나 부결됐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통과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의의 건에 대해 무기명 투표를 실시한 결과, 재석 의원 290명 중 찬성 177명, 반대 112명, 무효 1명으로 부결됐다.

여야는 이날 양곡관리법 개정안 처리에 합의하지 못했지만 민주당은 의사일정 변경을 통해 표결에 부쳤다. 초과 생산된 쌀의 정부 매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국민의힘 반대 속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지난달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여당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고,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취임 후 처음으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민주당은 본회의 전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 가결을 의결했다. 나아가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투표 안건을 상정하기 위해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 등 169명이 서명한 ‘의사일정 변경 동의 건’을 제출, 재석 의원 285명 중 찬성 176명 반대 109명으로 통과시켰다. 이로 인해 여야 원내대표가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않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투표 안건이 본회의에 추가 안건으로 전격 상정돼 표결에 부쳐졌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총동원령을 내렸다. 의원 겸직 국무위원 3명 중 해외 출장 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제외하고 박진 외교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까지 표결에 참석하도록 했다.

이런 기류로 인해 본회의 표결 전 찬반 토론에서 여야 의원들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반대 토론자로 나선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매입에 대한 정부의 재정부담이 늘어나고, 쌀 이외의 다른 작물과의 형평성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며 “생산비 증가와 가격폭락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우, 인삼, 양봉농가에 대해서도 인삼관리법, 한우관리법, 양봉관리법을 만들어 줄 것인지 민주당에 묻고 싶다”고 말했다.

찬성 토론자로 나선 민주당 김승남 의원은 “정부가 단 1천억 원의 예산을 제대로 집행해 타작물 재배에 대한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쌀값을 정상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역대 정부가 증명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양곡관리법은 쌀값 폭락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이자 ‘쌀값 정상화법’”이라며 “대다수 국민과 농민들은 양곡관리법이 인기영합주의라는 윤 대통령 주장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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