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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산불 악몽···주말 경북 곳곳서 산불

황성호 기자
등록일 2026-02-08 18:20 게재일 2026-02-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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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째 진화’ 문무대왕면 산불···강풍·송전탑 가로막혀 진화율 급락 
국보급 문화유산 지키기 안간힘 
화마 키운 원인 침엽수 단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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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9시 40분께 발생한 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리 일원의 산불이 이틀째 이어지는 가운데 8일 오후 산불 진화 헬기가 짙은 연기와 고압선의 위협 속에서 사투를 벌이며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지난해 3월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초대형 산불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경북지역 곳곳에서 또다시 산불이 발생했다. 

지난 7일 발생해 강풍을 타고 확산했던 경주시 문무대왕면 산불 주불이 20시간여만에 진화됐다.

 

산림 당국은 산불 발생 이틀째인 8일 오후 6시 문무대왕면 입천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 주불을 완전히 껐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에 따른 산불영향구역은 54㏊, 화선은 3.7㎞로 각각 잠정 집계됐다. 

7일 오후 9시32분쯤 경주시 양남면 신대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8분 뒤 약 13㎞ 떨어진 문무대왕면 입천리에서 산불로 이어졌다. 

 

소방청은 이날  오후 10시 11분 소방대응 1단계를 발령해 초기 진화에 돌입했다. 하지만 밤샘 진화 작업을 통해 60%까지 올렸던 진화율은 영하의 날씨와 매우 강한 바람, 헬기 진화를 방해하는 송전탑과 송전선로 탓에 진화율이 23%까지 떨어지는 등 진화는 더디기만 했다. 

소방은 8일 오전 11시 33분 국가소방동원령 1차를 발령한 데 이어, 오후 3시 30분에 2차 동원령을 추가로 발령했다.

국가소방동원령 1차 발령에 따라 대구·대전·울산·강원·충남 등 5개 시도의 119특수대응단 5대, 25명이 현장에 긴급 투입돼 진화작업을 벌였다. 

 

소방청은 즉시 상황대책반을 가동하고 현장 상황관리관을 파견해 지휘·통제 체계를 강화했고, 울산·대구·부산의 재난회복차도 추가 배치해 장기 대응 기반을 마련했다.

 

이어 2차 동원령에 따라 부산·대구·울산·경남·창원 등 인근 5개 시도의 산불전문진화차 5대, 소방펌프차 20대, 물탱크차 10대를 추가 지원 출동시켜 지상 진화 역량을 대폭 보강했다. 대규모 장비와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민가와 주요 시설 보호, 연소 확대 차단에 총력전을 펼쳤다. 
 
◇주민과 문화재 위협 
이날 산불이 확산되자 입천리 주민 100여 명이 마을회관 등지로 대피했다. 또한 산불 발화지점과 월성원전 국가산업단지까지 직선거리가 약 7.6㎞에 불과해 한때 긴장감이 감돌았다.

평균 풍속 초속 7.6m 안팎의 북서풍 탓에 불길이 능선과 계곡을 따라 빠르게 번졌고, 바람은 불씨를 날려 새로운 화선을 만들고 진화가 이뤄진 구간에서도 재발화를 유발하는 위험이 계속됐다. 

특히 바람 방향에 따라 북쪽이나 남쪽으로 확산할 경우 문화재 소실 우려가 제기돼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북쪽에는 보물 제581호인 경주 골굴암 마애여래좌상이 화재 지점에서 2 떨어져 있었고 사찰인 기림사도 인근에 있다. 남쪽에는 경북도 지정 국가유산인 두산서당이 있으며, 화재 지점과의 거리는 3.2㎞다. 

또, 불길이 불국사와 석굴암 등이 있는 토함산 방향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경주시는 불길이 확산할 경우 문화재 보호를 위해 방염포를 설치하거나 일부 문화재를 긴급 이송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기도 했다. 

◇ 산불 원인 송전탑 스파크 가능성
문무대왕면 산불의 발화 원인으로 송전탑 스파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송전탑 인근 주민이 “송전탑에서 ‘펑’하는 소리가 난 뒤 송전탑에서 불이 시작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발화 지점인 문무대왕면 입천리 마을 바로 위에 설치된 송전탑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산불 원인이 송전 설비로 확인될 경우 송전 시설 관리 주체인 한전의 관리 책임 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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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9시 40분께 발생한 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리 일원의 산불이 이틀째 이어지는 가운데 8일 오후 소방 당국이 산불 국가 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산림청, 소방, 지자체 임차 등 헬기가 산불 지역에 물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침엽수 산불 키워 
지난해 경북 산불을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침엽수 단순림과 숲가꾸기(간벌) 등 인위적 산림관리도 다시 주목된다. 이번에 불이 난 경주 지역도 주종이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이고,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려 고사된 탓에 불쏘시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21일 불교·환경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3월 경북 북부 산불이 역사상 최대 규모로 확산된 것은 소나무 등 침엽수와 간벌(솎아베기), 임도가 주요 원인이었다고 발표했다. 조사 책임자인 홍석환 부산대 교수는 “간벌, 침엽수, 임도는 산불의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산불의 강도는 침엽수 비율이 높을수록, 솎아베기한 곳일수록, 식생 피복도(식물이 땅을 덮은 정도)가 낮을수록 높았다. 특히 침엽수와 피복도는 솎아베기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솎아베기는 산불의 강도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솎아베기는 산림청의 주요 사업인 숲가꾸기의 핵심 요소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임창희기자 lch8601@kbmaeil.com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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