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언덕에서 눈썰매를 타고 내려왔던 기억이 아련하다. 울진 왕피천 공원에는 지난 1월 실내 빙상장인 ‘아름관’이 문을 열었다. 운영기간은 1월 20일에서 3월 1일까지였으며, 5회에 걸쳐 1시간 30분 운영하고 30분 정빙 및 방역을 실시했다.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음에도 코로나19 상황으로 회당 스케이트 100명, 썰매 20명으로 제한해 운영됐다. 스케이트, 썰매 및 헬멧까지 저렴한 가격으로 대여가 가능하고, 울진군민이면 50% 할인도 받을 수 있었다. 스케이트장 입구에는 휴게실이 마련돼 있어 저렴한 가격으로 매점을 이용할 수 있고, 앉아서 쉴 수도 있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날카로운 날에 손이 베이지 않도록 안전모와 장갑이 없으면 스케이트장에 입장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평일에는 겨울방학을 맞이한 학생들이 주로 참여했으며 주말에는 아이와 함께 온 어른들과 인근 관광객들도 많이 이용했다. 부모님 손을 잡고 타는 아이, 펜스를 잡고 걸음마 하는 사람, 멋지게 코너를 도는 사람 등 많은 사람들이 겨울을 즐겼다.
강사가 트랙을 돌면서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 세워주기도 하고, 스케이트 타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같이 간 아이가 어린 관계로 썰매를 타기로 했다. 관리자가 체인을 주면서 착용 방법을 알려준다. 아이가 직접 타는 썰매가 아니라 썰매 위에 아이를 태우고 어른이 썰매를 끌어주는 것이었다.
재미있어 하는 아이와 달리 어른의 체력이 요구되는 썰매였다. 체인을 주는 이유를 그때야 깨달았다. 10분 정도 달리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느슨하게 채워진 체인이 벗겨져 빙판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눈물이 찔끔 나고 머리가 흔들리긴 했지만, 아이의 얼굴을 보니 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운영기간이 끝난 이제는 썰매를 끌고 싶어도 끌 수 없다. 8세 이상은 스케이트를 탈 수 있다고 하니 내년에는 멋지게 스케이트 타기를 기약해본다.
/사공은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