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린대, 1년 넘도록 선임 못해<br/>기획처장이 직무대행 역할<br/>책임경영·의사결정 등 차질<br/>포항대도 3개월 넘도록 부재<br/>지역대 생존 기로… 대책 시급
포항의 대표 전문대학인 선린대학교와 포항대학교의 총장 공석 상황이 장기화 되고 있다. 대학의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장시간 부재할 경우 장학금 정책이나 교수 충원, 학과 개편 등과 같은 중요 의사 결정이 늦어지게 되고, 결국 이 모든 피해가 학생들의 몫으로 돌아가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7일 대학가 등에 따르면 선린대는 지난 2021년 12월 31일 김영문 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난 뒤 현재까지 총장 자리는 비어 있다. 김 전 총장의 업무는 해당 대학의 기획처장이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대학은 1년 2개월여 동안 수장 없이 표류하는 신세가 됐다.
대학의 총장 선임이 늦어지는 까닭은 신임 총장 선출을 두고 학교법인과 학내 구성원 간 의견 봉합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선린대의 학교법인 인산교육재단도 같은 해 12월 신임 총장 선출에 나섰다.
후보자 2명이 최종 후보에 올랐지만, 법인 이사회 찬반표결에서 재적이사 8명 중 3명에게만 찬성표를 얻어 의결 정족수(합의체 기관의 의결이 성립하는 데 필요한 구성원의 찬성표 수)인 5표를 받지 못해 낙선됐다.
선린대 노조 관계자는 “대학이 지금 위기 상황인데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장 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어 내부에서 불만이 많고, 왜 이사회에서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지 정말 학교를 생각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든다”며 “총장이 있어야 책임경영도 하고, 학교 발전을 위해 노력을 할 텐데 그게 안돼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선린대 관계자도 “재공고를 진행하는 상황”이라며 “총장 선임이 늦어진 만큼 3월 안으로 총장 선임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항대도 지난해 11월 30일 한홍수 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난 뒤 김형락 부총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 3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총장자리가 공석인 셈이다.
대학 측은 신임 총장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이렇다 할 뚜렷한 밑그림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포항대학교는 "공식적으로 법인이 직접 총장을 임명하게 되어있고 내부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에 처한 지역대학은 전반적인 변화와 개혁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교육 당국에서는 총장 공석이 장기화 될 경우 교육부를 비롯한 부처별 대학 재정지원 사업 등 어느 사업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목표 설정 및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총장 직무대행은 일시적인 행정업무를 맡을 뿐 대학의 변화를 이끌고 전체 구성원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대학 관계자는 “출생자 수 감소와 지역 인구구조 변화로 지역 대학은 생존 기로에 내몰려 있다”며 “잘못된 관행을 따끔하게 지적할 수 있고, 단호하게 도려낼 수 있는 현명한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