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화면 오른쪽 구석에 전화번호가 떠 있다. 튀르키예, 시리아 지진 피해 성금 모금 안내이다. 한 통화에 만원, 문자 한 건 2천원이라고 파랗게 불을 켜고 알린다. TV 보며 가장 쉽게 기부하는 방법이다.
2023년 2월 6일 튀르키예 중남부 시리아 접경지역에 강도 7.5의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다. 계속된 여진으로 사망자 수는 튀르키예에서만 약 4만 명에 이르고, 아직도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도 200만 명에 달한다.
뉴스가 전해지고 이틀 후, 독서회 단톡방에 구호물품 보내자는 글이 올라왔다. 현지의 어려운 상황과 필요한 물품이 길게 적혔고, 택배 포장해서 인천까지 보내기만 하면 튀르키예 항공이 무료로 실어 보낸다는 소식이었다. 소식이 올라오자, 또 누군가는 포항 효자에 위치한 튀르키에 음식점 사장님이 직접 주말에 트럭을 몰고 튀르키예 대사관까지 물품을 전달하러 갈 거라는 소식을 전했다. 가게로 보내면 함께 전달하겠다는 말이었다.
몇 시간이 지나자 톡방에 사진들이 올라왔다. 거실에 텐트, 패딩, 장갑, 이불 같은 물건들을 쌓아 놓거나 택배 박스 포장한 모습이었다. 다들 지진 뉴스를 보고 가슴 아팠는데 그 마음을 전달할 수 있다는 소식에 박스 가득 물건을 채웠다고 한다. 고 모씨(50)는 구호 물품 보낸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6학년 아들이 입고 있던 겨울 패딩을 바로 벗어주더라고 해서 뭉클했다. 곱게 세탁해서 박스에 함께 포장했다고 한다.
이 모씨(43)는 집에 있는 박스가 작아서 우체국에 가서 제일 큰 것으로 몇 개 사 와서 비가 올 때를 대비해 큰 비닐로 한 번 더 포장해서 박스에 넣었다고 했다. 박스를 싣고 튀르키예 음식점에 갔더니 벌써 가게 앞이 물건들로 가득했다. 이 모든 것이 한나절 만에 일어난 일이다. 모두가 지진이 난 곳으로 눈길을 모으고 마음을 모아 뜻을 보내고 있었다. 교회에서도 일주일 동안 보내온 구호물품 150박스와 헌금을 사마리안 퍼스를 통해 1차로 전달하였고, 2월 19일에도 구호 물품과 헌금을 모아 2차로 전달한다고 했다.
기부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첫 번째로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에 현금 후원을 원하는 분들께서는 하나은행 계좌로 기부하면 된다. (하나은행 920- 910004-89105) 이외에도 유니세프, 국경 없는 의사회, 세이브더칠드런 등의 단체에도 기부가 가능하다.
두 번째로 구호 물품 보내기는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 공식계정 피셜에 따르면 겨울용 텐트, 이불, 침낭, 발전기, 이동식 화장실이 가장 필요하다고 한다. 입던 옷가지보다는 위 품목이나 생리대, 핫팩 등이 더 도움 될 듯 하다고 하니 참고해도 좋을 듯하다. (주소 : 이글종합물류, 인천시 중구 자유무역로 107번길 20, 304-306호/박찬영 전무 010-8146-5291)
돈을 쓰지 않고도 튀르키예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카카오 같이가치의 지진 구호기금 댓글을 다는 것. 카카오에서 댓글 1개당 천 원 구호기금 기부한다고 한다. 하트 누르기는 100원 추가. 그다음은 네이버를 통한 해피빈 기부이다. 블로그를 하는 분들은 하루에 글 하나 발행하면 100원에 해당하는 해피빈이 나도 모르게 쌓인다. 이걸 기부에 쓸 수 있다.
튀르키예 지진 구호 물품 기부를 희망하시는 분들은 물품을 상자 포장한 후, 포장된 물품의 종류와 “Aid Material/ Türkiye”를 기재하여 위 주소로 보내면 된다. 트위터를 좀 더 검색해보니 식품은 돼지고기가 들어있지 않은 보존식품으로, 핫팩 등은 사용방법을 적어서 넣어주면 도움이 될 거라고 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김순희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