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새해 설계 김재욱 칠곡군수
‘곳간 채우고, 경제 살리고, 군민 늘리고’를 군정 목표로 내건 김재욱 칠곡군수는 오직 군민만 바라보며 본격적으로 민선 8기의 돛을 올려 새로운 칠곡을 향해 항해에 나선다.
2023년은 민선 8기 출범 이후 준비해 온 계획들을 본격 추진하는 중요한 해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 지역발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다는 각오다.
김재욱 군수는 “지난 6개월 동안 군민 여러분과의 약속을 실천하고 칠곡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도 애정어린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군민 여러분과 맡은 바 직무를 성실히 수행해 주신 공직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민선 8기 핵심 공약과 주요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변화하는 행정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군부대 유치, 기업투자, 각종 공모사업 등을 통한 칠곡의 미래 먹거리사업 발굴과 추진에 중점을 뒀다.
호국 도시·캠프캐럴 등 군부대 유치 최적
다양한 인프라 통한 ‘밀리터리 타운’ 구상
천주교인들 평화 갈망하며 걸었던
‘한티가는 길’ 통해 ‘평화의 도시’ 강조
유턴 기업과 ICT·SW 신산업 기업 등
적극적인 기업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
서민 소통 행보와 합리성·실용성 추구
□ 대구 지역 군부대 유치
김재욱 칠곡군수는 선거운동 때부터 대구에 있는 군부대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7개 군부대를 대구 밖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밝히자 가장 먼저 홍 시장을 만나 군부대 유치의사를 전달했다.
칠곡군은 대구 중구와 남구 북구 수성구 등 도심 내 646만㎡ 부지에 주둔한 육군 제2작전사령부와 50사단, 공군방공포병학교 등 국군 부대 4곳과 주한미군 부대인 캠프 워커 등 3곳을 모두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군부대 통합 이전을 통해 대규모 ‘밀리터리 타운’을 조성하는 구상을 갖고 있다. 군부대를 유치하게 되면 주거시설과 문화 체육 복지 같은 인프라까지 따라올 것으로, 앵커 기업을 유치한 것과 비슷한 경제 효과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칠곡군은 대구 중심지에서 가장 가깝고 대구권 광역전철망도 들어서 교통편의에 있어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6·25전쟁 당시 최대 격전지였던 ‘호국 도시’인 점과 사통팔달의 교통망, 미군부대(캠프캐럴) 주둔 등 군부대 유치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후보지로 제시된 석적읍 망정·도개리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구해낸 ‘다부동 전투’의 현장이고, 주변에 호국평화기념관·평화전망대 등 호국 관련 인프라와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 등의 소프트웨어까지 잘 갖추고 있다.
칠곡군은 이런 지역적 특색을 살려 2023년 군정 최대 목표를 대구 지역 군부대 유치로 선정하고, 군부대유치 TF팀을 구성해 대구 군부대 유치에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군부대 유치 위원회 발대식도 가졌다.
김 군수는 “군부대 유치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는 핵심사업으로 인구 증가는 물론 소비 수요 증가와 경제위기를 동시에 극복할 수 있다” 며 “취임 이후 대구 군부대 유치를 위해 홍준표 시장을 만나 칠곡 이전을 요청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했다”고 말했다.
□ 한티가는 길을 통해 ‘평화의 도시’ 강조
6·25 전쟁 당시 다부동 전투로 인해 칠곡군은 과거 지향적인 ‘호국의 도시’이미지가 형성됐다. 천주교인이 평화를 갈망하며 걸었던 한티가는 길을 통해 칠곡군이 미래지향적인 ‘평화의 도시’로도 알릴 계획이다.
한티가는길은 칠곡군 왜관읍 가실성당에서 동명면 순교 성지까지 45.6㎞ 이어지는 구간으로 조선말 박해를 피해 전국에서 모여든 천주교인이 오고 갔던 길을 순례길로 조성한 것이다.
‘그대 어디로 가는가’를 주제로 △돌아보는 길(1구간) △비우는 길(2구간) △뉘우치는 길(3구간) △용서의 길(4구간) △사랑의 길(5구간) 등 다섯 구간으로 조성됐다.
김재욱 군수는 한티가는길을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만들고자 한다. 천주교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와 한티가는길 활성화를 논의하고, MOU를 체결했다.
순례길과 안내판을 정비하는 것은 물론 구간별로 쉼터를 마련하고 동명성당과 지천면 창평리에 숙박 시설을 조성키로 했다.
전국의 천주교인이 한티 성지를 찾는다면 자연스럽게 일반 관광객의 방문도 이어질 것이다. 칠곡군에서 가톨릭 관련 문화행사와 축제는 물론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전국 규모의 미사 개최도 검토하고 있다.
□ 기업 유치로 지역경제 살리기
김 군수는 최우선 과제로 지역경제 살리기를 꼽는다.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튼튼한 일자리부터 필요하고, 제대로 된 사람도 필요하고, 인구도 모아야 한다는 논리이다.
김 군수는 “실제 기업 대표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면 사람만 있으면 지금 수출의 두 배는 하겠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며 “이는 지금 사람들이 전부 수도권으로 떠나니 일할 사람 구하기가 힘들다는 뜻이다. 그래서 직장과 주거가 한 곳에 있는 직주근접을 실현시키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군은 지역을 살기 좋은 곳, 교육시키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군은 또 기업유치를 위한 전략으로 생산 거점을 해외에 뒀다가 국내로 복귀하는 유턴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미중 갈등 여파 등으로 ‘차이나 리스크’에 직면한 가운데 유턴 기업들이 국내에 돌아올 공간이 마땅치 않은 것으로 보고 이들 기업을 유치할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소프트웨어(SW) 중심의 신산업 분야 기업 유치에도 적극나설 계획이다. 직원들도 관련 분야를 적극 공부하고 있다. 칠곡군은 조직 개편을 통해 기업 유치의 행정 절차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부서를 신설할 방침이다.
□ 자전거 타는 군수
자전거를 타고 이색 소통을 펼치고 있는 김재욱 칠곡군수. 김 군수는 관용차 대신 자전거를 이용해 자주 출퇴근한다.
김 군수는 대한민국 최고 명문대학인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금융사, 건설사, 방송사에서 경영 업무를 맡으며 잔뼈가 굵어진 엘리트 출신이다.
화려한 스펙과 달리 그의 행보는 서민적이고 소박하다. 180㎝가 넘는 큰 체구이지만 눈높이는 항상 주민 눈높이에 맞추고 있다.
출장이나 바쁜 일정을 제외하고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며 주민을 만나 소통 행보에 나선다. 자전거에서 내려 사이클 복장으로 나타나 “칠곡군수입니다”라고 말하면 처음에는 놀라던 주민들도 이제는 편하게 군수를 대한다.
김 군수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주민과 셀프 촬영을 하기도 하고 격의 없이 대화를 이어간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독거 어르신 집을 방문해 말동무가 되는 것은 물론 주민들과 함께 붕숭아 물을 들이고 번역기를 이용해 결혼 이주 여성과 소통에 나서기도 한다.
자전거뿐만 아니라 바리스타가 되어 커피를 직접 내리며 직원들과 함께 탁구 치는 자치단체장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군수실을 찾는 직원과 외부 손님이 방문하면 김 군수는 머신기에서 커피를 직접 내린다. 여직원이 탕비실에서 커피를 준비해 대접하는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또 서민적인 소통 행보와 함께 합리성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업무 효율성과 환경 보호를 위해 종이 없는 ‘스마트 보고’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공직 문화를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바꾸고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익숙한 것을 내려놓았다.
김 군수는 “군민이나 공직자에게 변화를 요구하기 전에 군수가 먼저 변해야 했다”며 “관행이 주는 편안함을 과감하게 덜어내고, 낯설고 불편하더라도 원점에서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고 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