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20학번 학부생 전원 세계 최대 정보기술전 美 ‘CES’ 참관<br/>최첨단 기술 트렌드 등 한눈에… 학교 측 항공료 등 모든 경비 부담
지난 5∼8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 전시회인 ‘소비자가전 쇼(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3’을 참관하고 돌아온 포스텍 2020학번(3년) 학생들은 하나같이 상기된 표정이었다. 포스텍은 학교에서 모든 경비를 부담해 이번 박람회에 2020학번 학부생 전원인 181명을 참관토록 했다.
컴퓨터공학과 윤효정 학생은 “무엇 하나 놓치지 않고 머릿속에 현장의 생생한 느낌을 모두 담아 가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체험 소감을 밝혔다.
물리학과 오주환 학생은 “이공계 전공을 하고 있었지만, 평소 공부하던 것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직접적으로 와 닿지 않았는데 이번 CES 행사를 통해 기술혁신 최전선을 직접 체험하고 나서야 잘 깨닫게 되었다”며 “특히 ‘누비랩’ 기업의 부스가 인상 깊었는데 몇 가지 센서를 통해 그릇에 담긴 음식들의 종류별 양과 열량을 계산할 수 있는 AI 그릇을 보며 신기술들이 건강, 환경이라는 트렌드(추세)와 많이 접목되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전자전기공학과 송수창 학생은 “전기차, 친환경,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을 위한 기술 대부분에서 기업이 트렌드를 따라 미래 산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았다”며 “내연 기관에서 전기차 산업 분야가 완전히 바뀌면서 새로운 시장에 들어온 많은 배터리 기술이나 고전력 충전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인 CES는 가전제품만이 아니라 인공지능, 로봇 등 ICT 분야 최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제품을 공개해 각축을 벌이는 전시회다. 또 최첨단 기술의 유행을 파악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주관의 이 박람회에는 3천 곳이 넘는 업체가 참여하는 등 활기를 띠었다.
우리나라는 이번 박람회에 삼성과 LG를 포함한 국내 유수의 기업 550여 곳도 참가해 미국에 이어 참가기업이 두 번째로 많은 나라로 기록됐다.
포스텍은 올해 코로나19와 관련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됨에 따라 학생들에게 이색 경험을 선사해주기로 했다. 항공료와 숙박비 등 1인당 약 320만 원가량의 경비도 학교 측에서 부담했다.
대학 측이 이 같은 기회를 제공한 까닭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이들 학번의 학생들이 해외여행은커녕 대면 수업과 멤버십 트레이닝(MT)조차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학 생활부터 여가 활동까지 제대로 된 혜택을 받지 못한 2020학번 학생 181명 전원에게 CES 참관을 연계한 수학여행을 떠나도록 한 것이다.
이번 이벤트에는 특히 김무환 포스텍 총장의 학생들을 향한 애정도 한몫했다. 김 총장은 “지금까지의 대학은 대학이나 교수님들이 직접 커리큘럼과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왔다”며 “이제는 지금의 학생들이 요구하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대학도 변화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CES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대학에서 도입해주길 바라는 교육프로그램이나 방향성을 듣고, 정착에 반영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전시회를 참관한 학생들은 아마존과 테슬라, 구글, NASA, 영국 BBC 및 JP모건 등 기술력을 인정받은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참여한 솔트룩스 부스 등 ‘CES 2023’의 모든 부스를 꼼꼼히 견학했다.
학생들의 이번 전시회 참관은 글로벌 선두 기업의 기술과 현재 시장 동향을 직접 체험하며 견문을 넓힐 좋은 기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