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과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서전략실장(경남대 교수)이 MBC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를 놓고 지난 10일 설전을 벌인 가운데 11일 홍시장이 김 교수를 재차 겨냥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을 앞두고 당명을 미래통합당으로 바꾸면서 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 온갖 사람들이 당에 유입됐다"며 "그들은 총선 참패 후 당의 주역들을 내쫓고 지나가던 과객들을 들여와 주인 행세를 하면서 듣도 보도 못한 기본소득까지 당의 정강 정책에 끼워 넣으면서 당의 정체성을 훼손했다"고 저격했다.
그러면서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은 '당 정체성' 부터 확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 시장은 이어 "정당은 이념과 정책이 같은 사람들이 모여야 하는데 온갖 잡동사니들이 준동을 하니 당이 혼란스러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할일은 정강 정책을 다시 고쳐 당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잡동사니들은 조속히 정리하는 것"이라며 "자유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새로운 가치정당이 되어야 당이 살아 날 것"이라고 했다.
작심하고 당에 날선 비판을 가하고 나선 홍 시장의 이 발언은 일단 전날 MBC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를 놓고 설전을 벌인 김 교수를 염두에 둔 것미라는 해석이 나왔다.
전날 홍 시장이 "취재의 자유가 있다면 취재 거부의 자유도 있다"며 대통령실의 결정을 옹호하자 김 전 실장은 "홍 시장 강변은 '종교의 자유도 있지만 반종교의 자유도 있다'는 공산주의 국가 헌법을 연상케하는 과도한 억지"라며 "언론사가 가짜뉴스를 남발하고 편향적인 정치보도를 일삼으면 현명한 우리 국민들이 스스로 알아서 도태시키고 외면하게 된다"고 반박하며 논쟁에 불을 지폈다.
홍 시장은 이후 재차 "취재의 자유만 있고 취재 거부의 자유는 없다? 그게 공산주의가 아닌가요?"라며 "민주주의는 언제나 반대의 자유가 있다"라고 되받아쳤다.
또 "공산주의 북한을 잘 아는 교수라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하는 거 보니 기가 막힌다"며 "당이 잡탕이 되다 보니 어쩌다가 저런 사람까지 당에 들어와 당직까지 했는지 상전으로 모시던 김종인이 나갔으면 같이 따라나가는 게 이념에 맞지 않나요?"라고 되물으며 공격했다.
홍 시장은 나아가 "어차피 공천도 안 될 건데 뭐 하려고 당에 붙어 있는지. 지난 2년 동안 나를 그렇게 폄하하고 비난해도 말 한마디 대꾸하지 않았다. 그럴 가치가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용납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마디 한다"라며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 김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