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주택 8천·상가 3천동 잠겨 산사태·낙석 등 출동 조치 97곳<br/>낙과 등 농작물 피해 2천363ha<br/>침수된 차량 1천500여 대 달해<br/>실종·사망자 등 인명피해 속출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지난 5일부터 6일 오후 1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경북 포항 378.7㎜, 경주 244.7㎜, 김천 159㎜, 구미 137.6㎜, 상주 108.1㎜, 대구 112.8㎜를 기록했다.
순간 최대 풍속(초속)은 울릉 43.4m/s, 포항 38.3m/s, 영주 28.1m/s, 경주 24.5m/s, 대구 25.3m/s로 나타났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는 약한 것이지만 가로수 등이 충분히 뽑힐 정도로 강하게 불었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6일 오후 2시 기준 태풍 힌남노로 인해 총 691건의 소방활동 실적을 기록했다. 시·군 별로는 가장 피해가 많이 발생한 포항에서 총 502건의 출동을 기록한 데 이어 경주 114건, 영천 16건, 고령 8건, 김천 7건, 영주·문경·칠곡·울진 6건, 경산 5건, 청도 4건, 구미·상주·영덕·봉화 2건, 안동·영양·예천 1건 등이다. 일시 대피자는 1천965세대 4천505명(포항 77/808, 경주 1천788/ 3천578 등)이다.
인명구조는 총 317개소에 달했으며, 이 중 포항 제남사거리에서 KBS취재 차량이 물에 잠기면서 4명이 구조됐으며, 경주시 강동면의 한 지하차도에서 차량 침수로 갇혀 나오지 못하던 운전자가 구조되기도 했다.
태풍으로 인한 급·배수 지원도 잇따랐다. 경북 남·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및 상가 등이 침수되면서 배수를 위한 출동이 밤새 이어졌다. 이날 주택침수 건수는 포항 4개면에서만 주택 8천호, 상가 3천동에 달했다. 또한 산사태, 낙석, 나무쓰러짐, 공사현장 위험 물질 제거, 간판제거, 소방시설 오작동, 전신주 스파크, 태양광 시설 훼손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한 안전조치 출동도 97개소에 달했다. 동해면 외 3개면 856호는 정전 피해를 입어 현재 복구 중이다.
이날 경북도 전체 시설피해는 총 472건으로 사유시설 160건, 공공시설 312건으로 이중 262건(55.5%)에 대해서는 응급 복구를 완료했다. 이 외에도 차량침수 1천500여대, 축사시설 파손 2동 등 피해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망·실종·부상 등 인명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7시57분쯤 포항 남구 오천읍에서 호우로 인해 대피소로 몸을 피하던 70대 여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뒤 인근에서 1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으며, 오전 9시51분쯤 경주 진현동 한 주택에서 80대 여성이 벽이 무너져 집안으로 밀려든 토사에 깔려 숨졌다. 포항 인덕동에서 신원 미상의 남성이 ‘힘들다 빨리 와달라’고 연락한 뒤 실종됐으며, 포항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1, 2차) 지하주차장 침수로 차를 옮기러 간다고 나간 7명이 실종됐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인명피해는 전체 13명으로 파악됐다.(사망 2명, 실종 10명, 부상 1명)
침수와 강풍으로 인한 농경기 침수 등 피해도 잇따랐다. 영주시 부석면, 봉현면 등 과수원에서 결실을 앞둔 사과 146㏊, 복숭아 20㏊ 등 모두 166㏊가 낙과 피해를 입었으며, 안동에서도 35㏊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다. 이번 태풍으로 경북에서는 2천363ha(침수 2002ha, 도복 49.3ha, 낙과 278.3ha 시설 5ha, 유실매몰 28ha)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산업계도 태풍이 직격타를 맞았다. 힌남노 영향으로 이날 오전 7시17분쯤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스테인리스스틸(STS) 2제강공장과 2열연공장에서 불이 났다. 이 사고로 열연공장 주전기실 1개 동이 모두 탔다. 또한, 이마트 포항점 일부 매장은 침수돼 이날 영업을 중단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