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실거주 학생 권리 vs 제철중 학습권 회복

이시라기자
등록일 2022-08-11 20:30 게재일 2022-08-12 7면
스크랩버튼
중학교 배정문제 주민갈등 비화<br/>효자초 배정 대책위 “위장전입 잡아 과밀 해소, 포항시도 나서야”<br/>지곡 단지 비대위 “효자초 원래 제철중학구 아냐, 원상복귀가 답”<br/>연이어 집회 팽팽히 맞서… 교육지원청 “합리적 해결책 찾는 중”
11일 효자초 중학교 배정 대책위원회와 예비 학부모 등 100여명이 포항시청 앞 광장에서 ‘초등 위장전입 및 중학교 입학 배정 관련 위장전입 신고센터 개설 및 조례 제정을 촉구’하는 5차 집회를 진행했다. /독자제공

속보= 포항 효자초등학교 예비 졸업생들의 중학교 배정 문제<5월 18일 자 7면 보도 등>가 효자동과 지곡동 마을 주민 간의 갈등으로 비화하며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양측 모두 서로 다른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상태에서 연일 집단행동을 이어가고 있어,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져만 가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효자초 배정 대책위 ‘실거주 학생 권리 보호해 달라’

효자초 중학교 배정 대책위원회와 예비 학부모 등 100여명은 11일 오후 포항시청 앞 광장에서 ‘초등 위장전입 및 중학교 입학 배정 관련 위장전입 신고센터 개설 및 조례 제정을 촉구’하는 5차 집회를 진행했다.

우선 이들은 위장전입으로 인한 취학은 특정 학교의 과밀을 유발해 학습 환경을 저해하고 학교 간 서열 조장 등 각종 사회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위장전입과 학구 위반은 나날이 증가해 이에 대한 문제점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근본적인 해결책은 어느 누구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포항시와 주민센터, 포항교육지원청은 서로 핑계만 대며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책위는 지난달 중순쯤 포항교육지원청에 제철중 배정 진학대상인 효자초와 제철초, 지곡초 3개 초에 대해 위장전입과 학구위반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요청서를 직접 전달했다.

하지만 위장전입과 학구위반 전수조사 요청서를 전달한 지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난 현재까지도 교육 당국은 어떠한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타지역에서는 위장전입과 학구위반으로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입학 배정 시 불이익을 받는 학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초, 중등교육법과 시행령 등을 바탕으로 예방계획을 수립해 교육지원청과 주민센터가 주체가 돼 합동단속반을 꾸려 의심사례를 파악해 근절하는 등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과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송재만 대책위원장은 “포항교육지원청과 포항시청, 학교, 학부모를 중심으로 한 4자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위장전입과 학구위반 근절을 위한 조례제정과 위장전입신고센터 개설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지곡 단지 학습권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학부모들이 ‘효자초 졸업생 제철중 배정 전면 배제’를 주장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독자제공
최근 지곡 단지 학습권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학부모들이 ‘효자초 졸업생 제철중 배정 전면 배제’를 주장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독자제공

□ 지곡 단지 비상대책위원회 ‘제철중 입학생 제철중학구에만 속한 제철초와 지곡초로 한정해야’

지곡 비대위도 오는 18일 오전 10시 포항교육지원청 앞에서 제철중 학습권 회복을 위한 총궐기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제철중은 이미 수년에 걸친 과밀로 인해 학생의 학습권 침해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제철중의 재학생 수는 1천560명으로 단일학교규모로 전국 1위다.

효자초 졸업생 유입을 70%로 조정해 60학급을 유지해도 과밀 해소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궁극적으로 제철중 입학생을 제철중학구에만 속한 ‘제철초’와 ‘지곡초’에 한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효자초는 포항시제1학교군에 속해 있고, 통학 가능한 거리에 3개(이동중, 항도중, 상도중)이상의 중학교가 존재한다.

효자초를 기준으로 제철중이 가장 가까운 학교가 아닐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는 시간이 인접 학교보다 더 길게 소요된다.

제철중이 전국 1위 과대학교로 오명을 얻고 있는 것에 반해, 인근 학교들은 과소로 고민하고 있다.

제철중의 경우 지난 2018년도에 이미 적정 총 학생 수를 넘어섰으며 해마다 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다. 반면 유강중(2021학년도)을 제외하면 모든 학교의 학생 수는 매년 줄어드는 상황이다.

현재의 인원을 수용하고 운영하기 위해 제철중은 2018년 이후 9개의 특별실이 일반교실로 전환됐다. 교사들의 수업 능률이 떨어지고 근무 환경에도 악영향을 초래하며 이는 곧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효자초는 본래 제철중학구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이었으나 10여년 동안 교육 당국의 특혜를 받아 제철중에 진학했다”며 “현재 거론되는 효자중 신설은 지곡 요구안의 절충안이 아니며 진행 자체가 불투명한 안을 내세워 추첨 유예기간을 내세우는 것은 납득할 수 없고,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효자초 포항시 제1학교군으로 원상복귀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양측 입장을 모두 100% 만족 시키기는 어렵지만, 최대한 모두의 입장을 고려한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빠르면 이달 초 늦어도 다음 달까지 해결 방안을 공개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포항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