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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품이 송아지 3마리” 잔칫날처럼 흥겨웠던 광복 80주년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5-08-17 14:24 게재일 2025-08-1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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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년 이어온 포항 신광면 축구대회 
25개 마을팀 열전 죽성1리 우승컵
팔씨름·윷놀이·태극기 만들기 등
3일간 세대 초월한 화합의 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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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주년을 맞아 ‘제72회 광복기념 축구대회 및 민속경기‘가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신광중학교 운동장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포항시 제공

지난 15일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포항시 북구 신광중학교 운동장에서 ‘제72회 광복기념 축구대회 및 민속경기’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막을 올렸다. <관련기사 13면>

풍물패의 북소리와 꽹과리 가락으로 개막을 알렸고, 선수단이 차례로 입장하자 관중석에서 박수가 터졌다. 광복애국지사 후손 장학금 전달과 신광초등학교 신축 준공 기념 축구 골대 기증도 이어졌다. 손바닥에 빨간색과 파란색을 묻혀 펼친 핸드프린팅 퍼포먼스가 흰 천 위에 남겨질 때 “만세!” 삼창이 울려 퍼지며 운동장은 80년 전 해방의 환희를 되살린 듯 술렁였다.

올해 경품으로 내건 송아지 3마리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관심거리였다. 추첨이 시작되자 운동장은 숨소리조차 삼킨 듯 조용해졌다가 당첨자가 호명되는 순간 박수와 탄식이 뒤섞여 터졌다. 신광면 주민 김모씨는 “이런 경품은 처음 본다. 그냥 구경만 해도 흥이 난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번 축구대회에는 마을별 대표 25개 팀이 출전해 사흘간 예선과 본선을 치렀다. 그라운드를 내달리는 선수들에게 “잘한다”는 응원이 터져 나왔고, 죽성 1리가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팔씨름 대회와 윷놀이, 광복기념 과녁 오자미 던지기에서는 순간순간 탄성과 웃음이 뒤섞였다. 마을 어르신은 “광복절에 이렇게 마을이 한마음으로 모이니 옛 잔치 같아 좋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체험장은 아이들 차지였다. 태극 문양 안에 자신의 이름을 적는 ‘나만의 태극기 만들기’ 부스에서 아이들은 작은 손으로 붓을 움직이며 “우리나라 태극기”라고 자랑했다.

17일 폐회식에서는 종목별 시상식이 열렸고, 한마음 대축제 무대가 분위기를 이어받았다. 노래자랑과 초대 가수 공연이 펼쳐지자 관중석은 작은 콘서트장처럼 환호와 박수로 들썩였다. 이웃과 어깨동무를 하고 춤추는 주민들의 모습에서 광복 80년의 기쁨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김성훈 신광면 체육회장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대회로 선열들의 희생을 기리고, 주민 모두가 화합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장상길 포항시 부시장은 “이번 행사는 광복의 의미를 재조명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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