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동해면 흥환 간이해수욕장 미비한 샤워장 시설과 운영 빈축
포항시 남구 동해면 흥환 간이해수욕장 옆 해변 108m 구간에 개장한 ‘흥환 애견동반 해수욕장’을 지난 16일 찾은 A씨(37·여)는 ‘멍 때리는 해변’이라는 문구가 적힌 해수욕장 입구를 보면서 마음이 설렜다. 지난해 7월 울진군이 운영을 시작한 구산해수욕장 휴양 펫비치 이후 경북에서 두 번째 애견동반 해수욕장이 생겨서다.
하지만 소형 반려견과 30분간 해수욕을 즐긴 A씨는 2000원을 지불하고 찾은 반려견 샤워장에서 기분을 망쳤다. 애견전용 샴푸나 수건은 아예 없었고, 대형 건조기 대신 일반 드라이어 4~5개 전부였기 때문이다. 소형견은 샤워장 요금이 1000원이지만, 실제로는 2000원을 내야 했다. 정확한 요금표도 보지 못했고, 2000원을 왜 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다행히 수건 2장을 미리 챙겨온 A씨는 샤워를 마친 반려견을 닦은 뒤 작은 드라이어로 털을 대충 말리고 해수욕장을 떠나야 했다. 대형견과 해수욕을 마친 다른 피서객은 수건이나 샴푸를 준비하지 못해 간단한 샤워만 했고, 털 말리기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애견 동반 해수욕장은 7월 12일 포항지역 해수욕장과 함께 개장하려다 시설 보완 공사를 거쳐 지난 15일 문을 열었다. 이곳은 경북도의 ‘동해안 반려동물 친화 공간 조성 기본계획’에 따라 포항시가 시설을 갖췄지만 ‘멍 때리는 해변’은 햇빛을 막아줄 그늘이 부족해 별도 비용을 내고 파라솔이나 평상을 빌려야 한다. 카페테리아도 아직 제대로 운영하지 않아 인근 편의점 등지에서 간단한 먹거리를 구매해야 하는 실정이다.
‘흥환 애견동반 해수욕장’은 9월 27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한국 포항시 해양관광시설팀장은 “대형견도 샤워할 수 있도록 건조기 2대를 샤워장에 배치하는 등 미비한 시설을 곧바로 보완하겠다”라면서 “올해는 시범운영 개념이어서 시행착오가 많지만, 내년에는 유료 입장객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