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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리숲길과 계곡으로 부는 시원한 바람

류중천 시민기자
등록일 2022-07-10 19:45 게재일 2022-07-1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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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 자연환경 간직한 맑고 깨끗한 청정지역 봉화군 구마계곡<br/>잔대미 마을 등 자그마한 오지마을과 마주치는 즐거움도 선사
매력적인 여름 여행지로 주목받는 봉화 구마계곡.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한 맑고 깨끗한 청정지역인 봉화군 구마계곡은 태백산에서 발원한 계곡 중 가장 길어 100리에 이르며, 풍부한 수량과 울창한 숲, 기암괴석 절벽은 태백산 계곡 중에서도 으뜸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구마계곡 상류는 열목어가 서식할 정도로 깨끗함과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31번 국도에서 구마계곡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면 소박한 산골 ‘잔대미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몇 가구 안 되는 집들과 계곡 옆으로 도로가 이어지는 풍경이다.


유명세와 달리 계곡 길은 그다지 넓지 않고 예부터 주민들이 다니던 길을 포장하고 군데군데 차량이 비켜갈 수 있는 장소가 눈에 들어올 뿐이다.


요즘 들어서는 편리성를 위해 계곡과 산을 훼손해가며 도로를 확장하고 테크길을 만들어 자연이 자연답지 않은 피서지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곳 구마계곡은 자연 모습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더욱 가치가 커 보인다. 아늑한 휴식과 피서지로 각광을 받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수년 전 이곳을 관광지로 개발하려고 하였으나 계곡과 자연환경을 훼손할 수 없다는 주민들의 반대로 계획이 무산됐다.


그랬기에 자연이 살아있는, 말 그대로 청정지역으로 유지될 수 있었고, 지금은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숲과 물줄기를 즐길 수 있는 으뜸의 여름 휴양지가 됐다.


구마계곡은 계곡 따라 길이 이어지고 500m쯤 가다보면 주변에 펜션, 민박, 캠핑장 등 20여 곳의 숙박시설이 있어 여행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계곡 양 옆으로 군데군데 깨끗한 자갈밭이 있어 텐트를 치고 오붓한 피서를 즐기기에도 그만이라는 게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다.


무더운 여름날 숲과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 한줄기, 그 청량한 감촉이 신선하다. 구마계곡 어느 곳이든 울창한 숲과 맑은 물줄기가 있어 “이야~”라는 탄성의 소리가 저절로 나오게 된다.


자연 냉장고와 자연 에어컨이 선물하는 청량함을 맘껏 즐길 수 있는 여름 여행지가 바로 구마계곡이다.


외길로 나란히 이어지는 계곡은 굽이굽이 백리장천이다. 민족의 영산 태백산답게 아름다운 물길을 만들어 놓았다.


계곡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짙은 숲이 이어지고 그늘 아래 흐르는 물줄기는 길게 굽이치고, 휘어지면서 곳곳에 소와 암반을 만나 시원함을 더해준다. 이러니 가장 먼저 눈이 호강을 하게 되는 여행지다.


여름이면 자갈밭에 텐트를 치고 그물로 피라미를 잡는 아이들과 즐거운 가족들의 모습이 구마계곡의 색다른 여름 풍경으로 다가온다.


구마계곡은 고선계곡으로도 불린다. 입구 잔대미 마을 등 중미, 소현, 마방, 노루목, 큰터, 간기, 도화동 등 자그마한 오지마을들과 마주치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풍수지리설에 따르면 아홉 필의 말이 한 기둥에 매여 있는 ‘구마일주’의 명당이라고 전한다. ‘구마’는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며 마방, 죽통골, 굴레골 등 말과 관련된 지명이 아직도 남아 있다.


백리길을 쉼 없이 달려온 물길은 굽이치고, 계곡의 언저리를 따라 그 흐름의 숨결을 고르면서 섬세하고도 부드럽게도 흐른다.


계곡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고 청아하게 흐르는 계곡 물소리. 여기에 이 나무, 저 나무로 날아가는 새의 지저귐은 구마계곡이 주는 큰 즐거움이다.


태백산 울창한 원시림 지대에서 발원된 물줄기가 기암괴석을 감돌아 흐르면서 절경을 일구어 놓아 구마계곡의 경치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절로 감탄을 부른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물고기를 잡으며 놀 수 있는 시원한 계곡이 있고, 100리 인근 곳곳이 비경이니 자연의 품 안에 안겨도 좋을 피서지다.


계곡물은 한여름에도 발을 담그기 쉽지 않을 정도로 차갑고, 기암절벽과 반 석을 휘감아 도는 맑은 물길이 잠시 쉬어가는 소는 이 계곡의 매력이다.


올해는 6월 초부터 폭염이 이어지면서 무더위가 심상치 않을 기세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여름을 어디서 어떻게 보내야 할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더위에 지쳤다는 생각이 든다면 봉화 구마계곡은 어떨까?


많은 인파가 몰리는 도시 인근의 계곡보다 평온하고 인위적 토목공사를 하지 않은 자연계곡이기에 더 매력적이다,


척박한 세상의 일들이 어쩌면 이곳에서는 숲이 부는 휘파람 소리처럼 가볍게 날아갈지도 모르는 일이다. .


빽빽하고 울창한 숲에서 들려오는 새 소리,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 이따금씩 부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이 모든 소리는 구마계곡이 주는 여름날 선물이다.


한여름의 구마계곡은 피서 뿐 아니라 삶의 무게와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신선한 재충전의 시간을 선사하며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다.


/류중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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