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36대·인력 1천510명 투입<br/>23시간여 만에 주불 진화됐지만 <br/>자동차 정비소 등 시설물 9동 타<br/>공사장 용접 불티서 발화 추정<br/>통계 후 가장 늦은 시기 대형산불
지난 28일 낮 12시 6분쯤 울진군 근남면 행곡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을 타고 주변 산과 마을로 번졌다. 산불은 23시간 34분 동안 일대 산림 145㏊를 태우고 29일 오전 11시 40분쯤 주불이 잡혔다. 이는 축구장(7천140㎡) 203개 면적에 해당한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보광사 대웅전을 비롯해 자동차정비소 등 6곳의 시설물 9개 동이 탔다.
29일 울진군과 산림청에 따르면 28일 낮 12시 6분쯤 울진군 근남면 행곡리 야산에서 불이 나 주변 산과 마을로 번지면서 29일 오전 9시 현재까지 산불영향구역이 145㏊에 이른다. 이는 축구장 면적(7천140㎡)의 215.7개에 해당한다.
산불영향구역은 연기나 재 등으로 피해를 본 지역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실제 피해 면적과는 차이가 있다.
이번 산불로 많은 산림이 탔고 현재까지 보광사 대웅전과 자동차정비소 등 건물9동이 탔다.
산림당국은 이날 새벽부터 산불진화 헬기 36대와 산불진화대원 1천510명을 투입해 불을 껐다. 산림 당국은 공사장에서 용접하다가 불티가 튀어서 산으로 날아간 것으로 추정했다.
건조한 날씨로 산지가 바짝 메마른 데다가 돌풍으로 불꽃이 약 500m 거리까지 날아갈 정도여서 산림당국은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산림청은 지난 28일 해가 져 산불진화 헬기가 철수한 뒤에도 산림항공본부 공중진화대 등 진화대원을 집중 투입하며 밤새 산불 확산을 막는데 주력했다.
산림청과 경북도, 울진군 등은 주불 진화 후에도 불이 번질 수 있는 만큼 산불진화 헬기 10대와 열화상 드론 2대를 투입해 남은 불 정리와 뒷불 감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또 산림청은 조사감식반을 투입해 정확한 발생 원인과 피해면적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번 산불은 산림청이 산불통계를 데이터화한 1986년 이후 5월에 발생한 대형산불 4건 중 가장 늦은 시기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 3월 4일부터 울진에서 산불이 난 뒤 강원 삼척까지 번졌다. 13일까지 213시간 동안 산불이 이어지면서 울진 피해면적은 1만4천140.01㏊, 삼척 피해면적은 2천161.97㏊로 나타났다. 또 주택 319채, 농축산 시설 139개소, 공장과 창고 154개소, 종교시설 등 31개소 등 총 643개소가 불에 탔다.
한 군민은 “올들어 벌써 두번째 대형 산불이 발생해 많은 산림이 훼손됐고 산불을 피해 이주를 해야하는 등 불안에 떨었다. 이제 산불 이야기만 나와도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며 “울진은 금강송 군락지, 송이 주산지 등 풍부한 산림 및 임산자원을 지키고 보전하기 위한 항구적인 산림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울진 산불과 관련, “주불이 진화됐지만, 산림청과 소방청, 경상북도 등 산불 진화 기관에서는 마지막 남은 잔불을 완전히 잡을 때까지 철저히 관리해 주시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두 달여 전 대규모 산불이 발생한 경북 울진에서 다시 산불이 발생해 소중한 산림이 훼손되고, 많은 건물이 불타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 밤을 새워가며 산불 진화에 최선을 다하고 계신 산림 당국과 소방 및 진화대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강인선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울진/장인설기자 jang3338@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