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정국 또다시 ‘급랭’<br/>이준석 “국민들 많은 우려 확인”<br/>권성동 “정치인 담합 여론 있어”<br/>장제원 “尹 부패완판 인식 불변”<br/>민주 즉각 반발 “합의대로 처리”
국민의힘이 여야가 합의한 ‘검수완박’중재안에 대해 재논의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려 여야 갈등이 재연되는 등 후폭풍이 예상된다. 여야가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안한 중재안을 수용하며 합의점에 도달하는 듯 했으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중재안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국민의힘이 재협상을 공식화하면서 합의안은 사흘 만에 백지화됐다.
국민의힘은 25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여야가 합의한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해 재논의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뒤 이같은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 대표는 “중재안에서 ‘공직 선거, 공직자 범죄’와 관련해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것에 국민들의 많은 우려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그것을 바탕으로 재논의할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오늘 최고위의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중재안을 수용한 당사자인 권 원내대표 역시 “당장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이 수사받기 싫어 짬짜미(담합)한 것 아니냐는 여론이 많다. 국민이 오해하게 만든 건 정치권의 책임”이라며 “민주당도 열린 마음으로 재논의에 응해달라”고 촉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합의된 ‘검수완박 중재안’을 최고위에서 논의하는 것 자체가 지도부의 ‘월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최고위는 당이나 원내 운영과 관련해서 의견을 충분히 제시할 수 있다”며 월권 논란에 선을 그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과 긴급 면담을 갖고 재논의 의사를 전달했다.
이같은 입장 선회의 배경에는 윤 당선인의 의중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은 정치권 전체가 헌법 가치 수호와 국민 삶을 지키는 정답이 무엇인가 깊이 고민하고 중지를 모아주기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검수완박은 부패완판이다’,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는 것은 헌법정신을 크게 위배하는 것이고 국가나 정부가 헌법정신을 지켜야 할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검찰총장 사퇴할 때 말씀한 것과 생각에 전혀 변함이 없다”고 확인했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합의안을 손바닥 뒤집듯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예정대로 검찰 개혁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태세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의힘에 경고한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를 파기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며 “국민의힘이 합의를 파기하는 즉시 검찰개혁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중재안 마련에 참여한 박홍근 원내대표도 “합의한 대로 금주 법사위에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조문 작업을 끝내고 28일 또는 29일에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며 “윤석열 인수위와 국민의힘의 오락가락 말 바꾸기는 국회 합의를 모독하고 여야협치를 부정하는 도발”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측은 일단 애초 여야 합의에 따라 이달 말 본회의를 열고 법안을 통과시키는 계획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