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부작침(磨斧作針)은 “도끼를 갈아 침을 만든다”는 뜻이다. 중국 당나라 시인 이백이 공부에 염증을 느껴 산에서 내려오다 한 할머니가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들겠다며 열심히 작업하는 광경을 보고 깨달음을 얻어 다시 산으로 공부하러 갔다는 고사에서 나온 사자성어다.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도끼도 바늘로 만들 수 있다는 뜻과 우리 속담의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는 것과는 비슷한 의미다. 자신의 어려웠던 시절을 잊고 행동하는 사람을 나무라는 속담이지만 초심을 잊지말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처음에는 어려웠던 일도 반복되는 일상이 되면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는 것이 보통 사람의 마음이다. 이런 매너리즘이 초심을 잃게 하는 중요 이유다. 작심삼일은 초심을 지키기가 힘들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다”는 뜻의 시종일관(始終一貫)이나 초지일관(初志一貫)도 초심을 지키라는 뜻이다. 사람이란 대체로 어떤 분야에서 정상에 오르거나 신분 상승이 되면 교만과 아집에 빠지기 쉽다. 처음의 어려웠던 환경을 잃고 오만방자해지거나 남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초심을 지키자”는 말을 교훈으로 삼겠다는 것은 일이 성공하고 나서 달라지는 자기 모습을 경계하겠다는 각오다.
공자는 설원(說苑) 정간편에서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병에 이롭고 충언은 듣기가 싫지만 행실에 이롭다”는 말을 했다. 지위가 높아지면 주위에서 하는 충언을 잘 듣지 않아 끝내는 낭패를 당하고 만다는 것이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甘呑苦吐)는 말처럼 사람은 쉽고 편한 쪽을 택하는 본성이 있다. 공자는 멈추지 않으면 천천히 가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고 했다.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는 새 대통령의 초심을 지켜보자.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