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엿새째, 죽지않는 불줄기<br/>방어선 구축 불구 약간 넘어와 <br/>금강송 군락지 저지선 뚫릴 땐 <br/>서남쪽 산림·봉화 확산 등 최악
산림당국은 울진지역의 산불 영향구역 범위가 너무 넓어 중요도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하는 전략으로 전환해 진화에 집중하고 있다.
산림청은 8일 진화 헬기를 전날보다 20여대 추가해 총 82대를 운용하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산림당국의 노력에도 이날 주불 진화에는 실패했다. 전날부터 진화율은 50%에 머물러 있어 장기화 조짐도 보이고 있다. 현재 울진 산불로 인해 산림 1만7천685ha(울진 1만6천913, 삼척 772)와 시설물 414개소 등의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
특히 산림당국이 저지선을 구축하기 위해 많은 인력과 장비를 투입한 울진 금강송 군락지에도 피해가 발생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이날 산불현장지휘본부에서 브리핑을 통해 “산불 화선(불줄기)이 소광리 소나무 군락지 능선으로 약간 넘어온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울진읍 서쪽에 있는 ‘금강송 군락지’는 2천247ha의 면적에 수령이 200년이 넘는 소나무 8만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다. 무엇보다 직선으로 뻗어 자라 나무에 균열이 적으며 아름다워 200년 이상 자란 금강송은 각종 문화재 복원에 쓰이는 꼭 지켜야 할 귀중한 재산이다. 금강송 군락지 저지선이 뚫릴 경우 산불은 서남쪽 산림지대로 확산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 또 봉화군으로 불길이 확산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산림당국은 금강송 군락지를 지켜내기 위해 초대형 헬기 2대 등을 추가로 동원하고, 울진∼봉화 구간 36번 국도를 방어선으로 삼아 진화작업에 사투를 벌였다. 하지만 범위가 워낙 넓어 일부 구역을 진화하려 해도 헬기를 중심으로 한 많은 자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핵심 군락지 방어에 전력을 다하고 있으나 험한 산세와 빽빽한 숲 등 여건이 좋지 않아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전환해 금강송 등 핵심 산림자원 보호구역을 우선적으로 방어하고 응봉산, 덕구온천 등 화세가 강한 지역을 중심으로 헬기를 투입하고 있다.
헬기가 투입되지 못한 나머지 지역에는 지상 인력을 배치하고 필요한 부분에는 공중과 지상 합동 작전을 펼치고 있다.
최병암 청장은 “2000년 동해안 산불이 10일간 이어졌고 마지막 날 비가 오면서 진압됐다”며 “진화 시점을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비 예보 일요일)이전에 주불을 끌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인설·피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