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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도심 ‘쓰레기 무단투기’로 몸살

김민지·김주형기자
등록일 2022-02-21 20:42 게재일 2022-02-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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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일회용품·배달주문 증가에 생활쓰레기 배출도 늘어나<br/>원룸촌·공터 난장쓰레기 방치… 포상금·경고문으론 역부족 골머리

포항지역 도심 곳곳이 쓰레기 무단투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식당·카페 내의 일회용품 사용 제한이 풀리고, 배달음식 주문이 늘면서 플라스틱 등 재활용품을 무분별하게 버리는 행태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21일 오전 포항시 남구 오천읍의 한 대형 아파트 건설현장 인근 공터에는 가득 쌓인 쓰레기 더미들이 눈이 띄었다. 허리까지 자란 풀 길을 따라 음료수 병과 용도를 알 수 없는 스티로폼 박스 등 생활 쓰레기들이 무단 투기된 채 방치돼 있었다.


이날 포항시 북구 중앙동 꿈틀로 및 원룸촌 일대에도 재활용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 음식물 쓰레기가 뒤섞인 채 골목 곳곳에 쌓여 있었다.


꿈틀로를 방문한 관광객들을 위해 설치된 재활용 분리수거함은 녹이 슨 채 플라스틱, 유리, 종이가 구분없이 마구잡이로 채워졌다. 버려진 유모차와 바퀴 없는 장바구니, 업소용 기름통까지 각종 생활 쓰레기가 길게 늘어져 있었다. 불법투기금지 경고문과 CCTV도 무용지물이었다.


원룸 기둥 벽면 곳곳에 ‘이곳은 쓰레기 배출구간이 아닙니다’라는 내용의 경고문이 부착돼 있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둘 수 없었다.


일부 몰상식한 시민들이 경고문 바로 아래에 담배꽁초와 사용한 컵 등을 버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민 박향아(53·여)씨는 “한두명이 길에 쓰레기를 버리기 시작하면 너도나도 그 자리에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며 “미관상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곧 날이 풀리면 악취까지 날 것인데, 올여름에도 역한 쓰레기 냄새를 맡아야 할 생각만 하면 머리가 아프다”고 토로했다.


환경부가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제도’시행과 종이 팩 분리배출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이 또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제도는 모든 공공·단독주택에서 투명 페트병을 일반 플라스틱류와 구분해 배출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해 12월 25일부터 단독주택이 포함돼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포항시 북구 죽도동의 한 원룸 건물 앞에는 라벨도 제거하지 않은 투명 페트병이 그대로 버려져 있었다. 또다른 종류의 플라스틱, 각종 쓰레기 등과 함께 모아 버린 곳도 있었다.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제도 시행에 따라 라벨을 제거하고 분리 배출을 해야 하지만 이를 올바로 지킨 곳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시민 정진우(26)씨는 “분리배출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일일이 라벨을 떼는 일이 번거로워 하던 대로 버린다”며 “아파트에는 분리수거함이 있지만, 주택가에는 없어 배출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포항시에 따르면 2월 현재 포항지역에는 쓰레기 무단 투기 단속을 위해 이동식·고정식 CCTV 218대가 설치돼 있다. 포항시는 지난 3년 동안 쓰레기 무단 투기 단속을 펼쳐 2019년 1천960건, 2020년 1천 870건, 2021년 1천 696건 등 무려 7억2천여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올바른 재활용 분리배출은 물론 쓰레기 무단투기 행위를 근절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올해 지역 내 단속 CCTV 11대를 더 추가할 예정이다”며 “포항시 쓰레기 불법(무단)투기 신고포상제를 통해 2021년 한 해에만 149만원(180건)의 신고포상금이 지급됐으니, 쓰레기 무단 투기 근절을 위해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민지·김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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