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은 ‘정견모주(正見母主)’의 신화가 곳곳에 서려 있는 산이다.
‘십승지’로도 알려져 있는 가야산 기슭으로 삶을 정리하고자 스며든 지 어느덧 9년.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거실에서 마주하는 풍경이 바로 가야산이다.
저녁이면 실루엣으로 다가오는 풍광을 저만치서 쳐다보곤 하는데, 근처에서 살면 가야산에 자주 오를 수 있다는 단순한 생각이 틀렸다는 걸 최근에야 깨달았다. 만 8년을 살면서 가야산을 오른 건 두 번뿐.
귀촌·귀농하고 문화관광해설사란 새로운 일을 얻고부터는 농사 일과 해설사 업무 때문인지 아니면 예순 후반의 나이 탓인지, 평소 좋아하던 산행과 자전거 타기, 사진 촬영과 여행 등 나름의 취미생활이 없어진 지 오래인 듯하다.
2022년 임인년 설을 맞고 입춘을 맞으면서, 올해부터는 농사 일과 해설사 업무 외에 그동안 미뤄왔던, 아니 못해왔던 취미와 여가생활을 다시 시작해 볼 것이라는 다짐을 해본다.
가야산 기슭에 자리를 잡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고, 지척의 가야산을 자주 올라야겠다는 소박한 다짐을 해본다.
/정순오 시민기자